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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이 바라본 ‘K’ 대한민국

■책꽂이-K를 생각한다

임명묵 지음, 사이드웨이 펴냄





K드라마, K뷰티, K바이오, K푸드, K방역…. 요즘에는 자랑할 만한 성과를 낸 분야를 말할 때 알파벳 ‘K’자가 빠지지 않고 따라붙는다. 세계 속 한국을 치켜세우는 접두사로 시작해 요즘에는 ‘K할매’, ‘K장녀’처럼 한국 특유의 문화나 특징이 녹아든 대상을 설명할 때도 ‘K’를 앞세우곤 한다. 90년대생인 저자가 쓴 신간 ‘K를 생각한다’는 언제부턴가 ‘국뽕’의 표현으로 난무하는 K를 대한민국 사회를 분석하는 키워드로 확장한다. 자부심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스트레스 또한 이 표현에 녹아있다는 저자는 △90년대생 △K방역 △민족주의와 다문화 △386 논란 △입시 및 교육 시스템 등 다섯 부문에 걸쳐 우리 안의 자부심과 스트레스, 욕망과 통제가 빚어낸 위계적 질서, 계층 세습과 서열화 등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한다.

첫 장 ‘90년대생’은 기성 세대가 아닌, 90년대생 저자가 솔직하게 들여다본 자기 세대에 관한 설명이다. 이전과는 다른 사고와 생활 방식을 지향하는 90년대생들은 몇 해 전부터 사회 분석의 대상이 돼 왔다. 개인주의, 정치적 보수화, 혐오와 증오, 공정에 대한 갈망 등으로 대표되는 90년대 생의 성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위계적 피라미드를 먼저 직시해야 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20대들은 살벌한 경쟁에 노출돼 있고, 거기서 밀려 피라미드 밑단으로 내몰리는데 대한 불안과 마주하고 있다. 저자는 “90년대생은 일찍부터 사회경제적으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압박을 지속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었고, 미디어 환경은 이를 더 노골적으로 만들었다”고 분석한다. 불안에 휩싸인 이들은 문제를 자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체념하고, 수많은 콘텐츠로 자신의 욕망을 대리충족하려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2007년 아이폰의 국내 출시와 맞물려 “90년대생은 인격적 완성을 이루기 전에 자기 존재가 실시간으로 외부에 전시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인정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에 노출됐다고도 지적한다. 사회경제적 압박과 미디어 환경의 상호작용은 90년대생이 서로를 더욱 옥죄고 투쟁적인 글을 통해 스트레스를 분출하는 온라인 세계로 이끌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90년대생의 콘텐츠와 소비 방식엔 그들이 내몰린 압박이 담겨있고, 그 압박이 K팝과 K웹툰, K콘텐츠 신화를 만들었다는 색다른 주장도 인상적이다.



저자는 ‘K방역’이란 표현을 두고도 “그 성과는 민주주의를 이끈 세대가 그토록 사악한 것이라고 몰아붙인 한국의 동원 체제와 병영국가 덕분”이라는 또 다른 시각의 평가도 제시한다. 조국 사태를 바탕으로 본 386의 이중 사고와 이중 생활에 대한 비판, 젊은 세대의 진솔한 의견도 눈길을 끈다. 1만 7,000원.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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