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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매각설에…힘 빠지는 해양진흥공사

3돌 맞은 文정부 1호 공공기관

HMM 집중 지원에 의존도 커져

한국형 선사 등 다른 사업은 부진

실적 급개선 HMM 민영화 거론

역할 줄어들어 조직 축소 불가피





문재인 정부의 1호 공공 기관인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입지가 설립 3년 만에 흔들리고 있다. 해진공의 주력 업무였던 HMM(옛 현대상선)의 실적 개선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지면서 민영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박스 제조업이나 한국형 선주사 등 자체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HMM이 매각되면 해진공의 역할이 크게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진공은 다음 달 5일 출범 3주년을 맞이한다. 해진공은 지난 2018년 7월 5일 한국해양진흥공사법에 따라 해운 기업의 안정적 선박 도입, 유동성 확보 지원, 해운 산업에 필요한 서비스 제공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황호선 초대 사장이 다음 달 초 임기를 마쳐 지난달부터 차기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해진공은 설립 이후 줄곧 일부 선사에 지원이 편중됐다는 지적을 받을 만큼 HMM 살리기에 집중해왔다. 공사 설립 이후 3년 동안 국적 외항선사를 대상으로 5조 8,061억 원을 지원했는데 이 가운데 60.6%인 3조 5,172억 원을 HMM에 몰아줬다. HMM을 제외한 선사 80여 곳이 나머지 지원액을 나눠 갖게 되면서 1개 선사당 300억 원도 안 되는 지원을 받은 셈이다.

정부와 해진공의 지원에 예상치 못한 해운 호황이 겹치면서 HMM 실적은 크게 개선됐고 민영화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4일 간담회에서 “HMM 매각은 다른 고려 요소를 포함해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기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검토를 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나 접촉한 기업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 및 회사 상황, 유관 기관과의 협의 등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한 만큼 매각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HMM이 민영화될 경우 해진공 조직 축소는 불가피하다. 해운금융1본부 내 컨테이너 기획부 직원 13명 가운데 9명이 HMM의 경영 지원과 금융 지원을 담당한다. 한 조직의 70%가 HMM에 집중된 셈이다. 해진공은 산은과 공동으로 HMM의 경영 관리를 맡고 있는데 최근에는 실무진 인사까지 깊게 관여하고 있다. 내년부터 해진공 단독 관리가 시작되더라도 HMM에 주인이 생기면 목소리를 크게 내기 어렵다.

HMM 매각을 대비해 자체적인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해진공이 연구 용역을 통해 검토 중인 한국형 선주사 사업은 국내 선사의 참여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선사가 원하는 수준의 저렴한 용선료를 제공할 수 있을지부터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또 해진공이 세금을 투입해 선주 사업에 뛰어들더라도 변동성이 높은 해운업 특성상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컨테이너 박스 제조업도 지지부진한 것은 마찬가지다. 해운 대란으로 컨테이너 박스 공급이 부족해지자 해진공은 HMM과 컨테이너 박스 제조업체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컨테이너 박스 수급 부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데 이미 20여 년 전에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린 저부가가치 산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진공 스스로 HMM 의존도를 높였기 때문에 HMM이 사라지면 해진공이 할 수 있는 일은 기존에 했던 보증보험 등 일부 업무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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