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미스터리 스릴러가 탄생했다. 끝을 알 수 없어 숨죽이게 만드는 8일간의 밤이 시청자를 찾는다.
28일 오전, 넷플릭스 영화 ‘제 8일의 밤’의 제작 보고회가 온라인 생중계됐다. 감독 김태형, 배우 이성민, 박해준, 김유정, 남다름, 김동영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제 8일의 밤’은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 세상에 고통으로 가득한 지옥을 불러들일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벌어지는 8일간의 사투를 그리는 작품.
이야기는 6년 전, 벽을 바라보고 누운 김태형 감독의 눈앞에 보인 방의 모습에서 시작됐다. 김 감독은 “표면적으로는 한정된 8일의 시간동안 인물들이 각자의 운명대로 마지막 8번째 밤으로 달려간다는 의미”라며 “또 8자를 옆으로 눕히면 무한대가 된다. 무한의 밤은 지옥을 의미하고, 스스로 만들어낸 무한의 밤에 갇힌 진수라는 캐릭터가 깨달음을 얻는 마지막 8일의 밤이라는 뜻도 있다”고 제목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부처의 설법을 듣던 사람 중에 요괴가 있지 않을까‘라는 전설에서부터 작품을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현실에 있음직한 느낌을 주고자 예고편에 인도의 산스크리트어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OTT, 지상파 등, 점차 많은 플랫폼에서 오컬트를 주요 소재로 다루는 작품들이 속속 등장는 가운데 분명한 차별점도 있다. 성민은 “흔히 오컬트 영화를 보면 대부분 악마, 사탄이 나오고 그걸 퇴마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오컬트는) 겉으로 보여지는 큰 뼈대일 뿐이고, 영화의 핵심은 깨달음”이라며 “영화에 등장하는 ‘검은 눈 ,붉은 눈’이 사실은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번뇌와 번민과 관련되어 있다. 이걸 부처님 말씀처럼 번개같이 깨면서 깨달음을 주는 영화같다. 이 지점이 기존의 영화들과 다른 점이 아닐까”라고 작품만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이어 김 감독은 “많은 분들이 오컬트처럼 생소한 소재를 보면서 거기서 오는 공포감을 즐기는데, 우리는 그 공포뿐만 아니라 숨겨진 의미들을 찾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랜 기간 준비한 작품인만큼, 영화의 소재, 연출, 소품 하나 하나에도 공을 들였다. 김 감독은 “초고부터 프로덕션까지 6년 정도 걸렸다. 소재로 ‘금강경 32장’를 다루기 때문에 불교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금강경 32장의 주요 구절이 우리 영화를 관통하는 세계관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영화에 등장하는 탱화에 대해 이성민은 “탱화는 영화는 축약해놓은 그림”이라며 “사리함의 돌은 남미에서 공수해온 돌”이라고 작품에 들인 정성을 전했다.
이성민은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지 않도록 지키는 자 박진수를 연기한다. 죽은 자의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으로, 저승으로 가지 못한 불쌍한 영혼들을 안내해주는 일을 하던 전직 승려다. 성민은 “진수라는 캐릭터는 흔히 볼 수 있는 세계 말고도,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다른 세계도 볼 수 있는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봉인을 지키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살면서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라 샤머니즘과 관련된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했다”며 “진수가 전직 스님이었기 때문에, 스님과 여러 대화를 했었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고 전했다.
박해준이 연기하는 김호태는 괴이한 모습으로 발견되는 7개의 사체에 얽힌 사건을 수사하는 강력계 형사다. 박해준은 “실적보다는 수사에 대한 열정을 가진 형사다. 극 중에서 열정을 많이 쏟을 수록 놓치는 것이 있는데, 그걸 놓치면서 영화가 진행되는 부분도 있다”며 “극 중 후배인 박동진과 함께 하는 부분도 있다”고 인물을 설명했다.
김유정은 ‘그것’이 밟고 올 ‘‘7개의 징검다리’와 관련된 비밀을 가진 소녀 애란을 연기한다. 유정은 “감독님과 처음 이야기를 나눴을 때, 애란이 가진 신비로움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었던 소녀의 이미지가 동시에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다”며 “촬영 전까지는 이렇게까지 신비로운 인물인 줄 몰랐다. 애란이라는 인물은 어떤 걸 가지고 있는 인물일지를 생각하면서 봐주시면 같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남다름은 ‘그것’이 깨어나려 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박진수와 동행하는 동자승 청석 역할을 맡았다. 남다름은 “청석은 깊은 산속에서 수행하다가 세상에 막 나온 동자승이다. 그래서 신기한 것도 많고, 밝고 순수한 면도 많다”며 “청석 역할을 위해 목소리 톤도 올려서 연기하려 했고 눈썹 움직임에도 귀여움을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까지 제가 연기해왔던 인물들과 다른 느낌이라, 작품의 흐름을 끊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동영이 연기하는 김동진은 김호태를 따라 수사를 돕는 후배 형사다. 김동영은 “선배이자 친한 형인 호태와 7개의 죽음을 수사하는 강력계 형사”라며 “처음에 시나리오를 감독과 보고 만나는 자리에서 너무 하고 싶었다. 현장에서는 최대한 동진스럽게 연기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박해준은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제 8일의 밤’에서는 동영의 순수하고 착한, 형을 따르는 우애가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동진에 대해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넷플릭스 영화 ‘제 8일의 밤’은 7월 2일 첫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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