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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IEW] 축구에 살고 축구에 죽는 '골 때리는 그녀들'의 성장세

'골 때리는 그녀들' 메인 포스터 / 사진 = SBS 제공




경기장을 누비는 선수들의 낯선 모습에 채널을 돌리던 손가락이 멈춘다. 여성 스타들이 뙤약볕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사력을 다해 뛰며 축구에 몰두하는 모습이 대중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은 축구에 진심인 여성 스타와 대한민국 레전드 축구선수 출신 감독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축구 예능으로, 지난달 30일 방송된 3화는 시청률 7.5%(닐슨코리아/전국)로 정규 편성 이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일주일 만에 시청률 2.5%가 상승했다.

프로그램의 최대 강점은 신선한 출연진 조합이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스타가 프로그램 주축을 이룬다. 축구 경험도 따로 없는 그녀들의 좌충우돌 도전기는 축구에 익숙한 남성 출연자를 중심으로 한 ‘우리동네 예체능’, ‘뭉쳐야 쏜다’와 같은 스포츠 예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장면을 그린다. 공을 발로 건드리는 것조차 낯설어하던 출연자들이 잔디밭에서 드리블을 이어가며 성장하는 스토리가 짜릿함을 선사한다.

폭넓은 연령대만큼이나 팀 구성도 다채롭다. 모델팀 ‘구척장신’, 여성 코미디언팀 ‘개밴져스’, 축구 선수의 아내 혹은 타 종목 국대로 이루어진 ‘국대 패밀리’, 중년 싱글 여성팀 ‘불나방’, 배우팀 ‘액셔니스타’, 외국인팀 ‘월드클라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해당 6개의 팀은 리그전 형식으로 경기를 진행한다. 주로 연예인팀과 일반인팀의 대치 구도로 진행되던 다른 스포츠 예능과 또 다른 차별점이다.

무엇보다 진심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이 프로그램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축구 경험도 부족하고 룰도 잘 모르지만, 조금도 장난스럽지 않고 몸을 아끼지도 않는다. 감독으로 출연하는 이천수는 “잘하는, 완벽한 분들을 지도하다가 못하는 사람을 처음 봤을 거다. 그런데 진지하다”며 "축구를 잘해야 진지하다는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못하는데 진지하고, 프로다"라는 말과 함께 여성 스타들에게 너무 멋있다는 극찬을 보냈다.

이처럼 아마추어지만 프로의 마음가짐을 지닌 출연자들은 정규 편성 두 달 전부터 연습에 매진했다. 톱 모델 한혜진 역시 0골을 기록한 지난 파일럿 편성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발톱이 빠질 때까지 공을 찼다며 승부욕을 보였다. 체대 출신 배우 박선영 역시 팔다리에 든 멍을 영광의 상처라고 일컫는가 하면 체력단련으로 발달한 근육을 공개해 에이스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 사진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방송화면 캡처


축구에 진심인 그녀들을 코치하는 감독들 역시 열정이 넘친다. 악으로 깡으로 밀고 가자며 열의 가득한 선수들을 프로의 전략으로 적절히 뒷받침해주고, 골을 넣을 때 그 누구보다 환호하며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특히 ‘파일럿 꼴찌팀’이라는 오명을 쓴 모델팀 ‘구척장신’의 감독 최용수는 지난달 30일 방송에서 선수들의 눈에 띄는 성장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최 감독은 ‘구척장신’팀이 ‘국대 패밀리’팀에 아쉽게 패한 뒤에도 사기를 북돋아 주는 모습으로 감동을 안겼다. 그는 “축구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한테 감동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과거에 집착할 필요 없고 빨리 흘려보내야 한다"고 말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선수들과 감독의 축구를 향한 애정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스포츠 예능인만큼 웃음도 놓치지 않았다. 뛰어난 입담을 자랑하는 배성재와 이수근이 MC로 출연, 딱딱할 수도 있는 축구 해설에 개그를 추가하며 재미를 더했다. 경기를 뛰는 여성 스타들도 예능 경험이 다수 있어 흥미를 유발했다. 특히 코미디언 신봉선은 경기 시작 전 인터뷰에서 “인터뷰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 지금 몸 풀어야 하는데 왜 부르는 거야”라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지는 아마추어 출연자들의 연이은 헛발질과 의도치 않은 몸개그도 재미 요소다. 엉성한 폼으로 축구공을 막아낸 한혜진에게 ‘학다리 블로킹’이라는 예능 자막이 입혀지며 유쾌함을 더한 것이다. 경기 전후로 공개되는 출연자들끼리의 가벼운 토크도 방송의 묘미다. 시합 종료 후 가정주부라는 본업을 두고 라커룸에 모여 자식과 남편에 관해 대화하는 모습은 진지했던 경기장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냈다.

이렇듯 스포츠와 재미를 모두 잡은 ‘골 때리는 그녀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자 축구 동호회 모집 붐을 일으킬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감독으로 참여한 김병지는 “대한민국 하면 축구, 남녀노소 즐기는 종목임은 분명한데 남자들은 열심히 잘 즐기는데 여자들은 구경만 하고 실제 참여하지 못한다고 느껴왔다”며 “이번 기회로 여자 축구도 재미있다는 생각들을 느끼게, 함께하자고 제안하고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치열하고도 즐거운 여성 축구 경기를 선보일 ‘골 때리는 그녀들’의 향후 행보에 기대가 모인다.

한편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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