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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파이어(FIRE)족의 노후 준비

김경록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대표





요즘 일명 ‘파이어(FIRE)족’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재정적으로 빨리 독립해(Financial Independence) 일찍 퇴직하자(Retire Early)는 뜻이다. 여기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도 많이 있지만 노후 준비의 핵심적인 요소가 들어 있으므로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파이어족은 자신의 소득 절반 이상을 저축하고, 이를 높은 수익률로 운용해 금융자산을 축적한 뒤 빨리 퇴직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노후 준비의 3가지 요소가 모두 포함돼 있다. 즉 ‘저축을 많이 한다. 운용수익률을 높인다. 일하는 기간을 줄인다’이다. 아무리 뛰어난 경제학자라도 이 셋의 범주를 벗어나서 조언을 해줄 수가 없다. 한 가지가 더 있다면 타인의 힘을 빌리는 것으로 부모나 제3자로부터 상속이나 증여를 받는 방법이 있다.

저축을 많이 하고 운용수익률을 높여 일하는 기간을 줄이는 방법을 극단적으로 실천하려는 집단이 파이어족이다. 하지만 그 반작용도 봐야 한다. 현재의 지출을 극단적으로 줄여야 하고 투자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현재의 지출을 줄이다 보면 자신에게 투자를 하지 않아 직장에서 뒤처져 임금이 오르지 않게 된다. 혹은 위험한 투자의 결과로 운용 성과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 자칫하면 재정 독립을 이루기 위해 더 오래 일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파이어족에게 은퇴의 기준은 나이가 아닌 재정 독립 여부다. 재정 독립이 이뤄지지 않으면 60세가 넘어도 일을 그만둘 수 없고, 재정 독립이 됐다면 60세 전이라도 은퇴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사회적으로 정한 은퇴 시기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자신이 선택하겠다는 뜻이다.

맞는 말이다. 은퇴에 관한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정의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노후 재정 준비를 위한 3가지 요소 중 ‘일하는 기간’이라는 요소를 극단적으로 줄임으로써 나머지 둘에서 무리한 행동을 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다. 뭐든 불균형이 심하면 문제가 생길 여지가 많아진다.

또 한편의 극단적인 행태도 있다. 퇴직연금과 연금 계좌로 노후를 준비하면서 낮은 수익률로 자산을 운용하는 경우다. 제로금리 환경으로 원리금 보장수익률이 1% 남짓인데도 극단적인 낮은 수익률로 계속 운용하고 있다. 현재 사적 연금의 90%가 여기에 속한다. 이 경우 위의 공식대로라면 저축을 더 늘리든지 일하는 기간을 늘려야 한다. 저축을 늘리지 못하면 은퇴 시점을 늦출 수밖에 없다. 알다시피 은퇴 시점을 늦추는 게 쉽지는 않다.

묘하게도 지금 양 극단이 공존하고 있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보다 상식적인 균형이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하는 데 좋다. 저축 금액, 일하는 기간, 운용수익률 이 셋 모두를 적정하게 가져가면 노후 준비는 자연스레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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