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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현장에서]카카오가 무르익는 코트디부아르, 열대의 달콤한 유혹!

이상열 주코트디부아르 대사

이상열 주코트디부아르 대사




코트디부아르(Cote d’Ivoire)를 초콜릿 원재료 카카오로 접한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북위 5~10도 서아프리카 한복판에 한반도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열대의 나라가 있다. 이 나라는 아칸·크루·망데·볼따이크 4개 대부족 단위 아래 60여 개 다양한 부족이 모여 사는 부족공동체 사회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226 경기에서 무려 100골을 기록한 세계 최고의 공격수 디디에 드록바의 모국이기도 하다. 드록바가 지난 2005년 10월 월드컵 본선진출 확정 후 인터뷰에서 “오늘만이라도 무기를 내려놓고 서로 싸우지 않았으면 한다”며 무릎을 꿇고 호소해 내전 당사자들 간 평화협상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코트디부아르는 올해 우리와 수교 60주년을 맞는다. 더욱 뜻깊은 점은 아프리카 국가 중 처음으로 우리와 수교한 우방이라는 것이다. 이 옛 친구는 60년 전 하루 채 1달러의 소득도 되지 않았던 동방의 가난한 한국의 손을 덥석 잡아 주었다. 우리는 이를 기점으로 이웃 아프리카 국가로 외교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다.

예전엔 아이보리 코스트(Ivory Coast)로 불린 이 나라는 북부는 건조한 사바나 기후지만, 남부는 강우량이 풍부한 열대우림 지역이다. 이러한 남쪽의 기후적 특성은 카카오에 적합한 환경이다. 19세기 말 프랑스인 아서 베르디에(Arthur Verdier)에 의해 처음 카카오 나무가 이곳에 들여와 재배된 이후, 전 세계 카카오 생산량의 45%와 수출의 절반인 약 56억달러를 차지하게 됐다. 그러나 카카오 경작을 위한 열대우림 파괴와 코끼리 등 야생동물의 멸종, 그리고 카카오 농장에서 아동노동이 문제가 돼 현 정부는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고 국제사회와 함께 산림 복원 및 아동노동 금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카오 작황의 대호황으로 부(富)가 축적되면서 부르키나파소, 말리 등 이웃국가의 유휴 노동력이 대거 유입됐다. 전 국민의 4분의 1이 외국인으로, 아프리카의 용광로(melting pot)가 된 것이다. 앞서 프랑스는 당시 식민지배를 위해 아비장에서 북으로 부르키나파소까지 뻗어나가는 도로와 철도망을 구축하고, 이를 하나의 서아프리카프랑스령으로 통치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서도 인근 국가 노동력이 많이 유입됐다. 다양한 사람들과 부족이 공존하는 세상에 협력과 함께 갈등도 있어왔다.



그러나 1999년부터 2011년 4월까지 기나긴 혼란과 내전을 수습한 코트디부아르는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8~9%의 고성장을 이루고 이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성공적인 외자 유치 18억5,000 유로 등을 통해 농업일변도에서 산업 다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 인플레율, 코로나 위기에도 불구하고 1.8% 플러스 경제성장, 서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일인당 GDP 2,281 달러 등 안정적인 경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거시경제 안정과 함께 코트디부아르 혁신 20(CI 20) 스타트업 플랫폼 출범과 50여개의 현지 스타트업 기업들이 미래를 향한 도전을 준비 중이다. 우리 기업들은 지난해 650만 달러의 보건의료제품 수출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의약품, 소비재, 전지 등 223만 달러(약 25억 원)의 수출계약 체결과 9건의 지사화 사업, 40여건의 화상 상담 등으로 선전하고 있다.

열대지방의 맨하탄이라 불리는 아비장 시내를 통과하면서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이제 열대의 달콤한 유혹이 시작됐다. 지난 3월 6일 민주·평화적 총선 실시와 더불어 본격적인 국가 화해 노력은 빛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달콤한 유혹이 견고한 평화와 민주주의와 함께 하기를 기원해 본다.

코코아 열매 사진. /사진제공=이상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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