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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환, 여홍철로 날아올라…양학선에 착지하다[도쿄 올림픽]

◆올림픽 첫 출전에 도마 金…'여2' 기술 펼쳐 양학선 이후 9년만에 쾌거

러시아 선수와 1,000분의 1점까지 동률, 난도 점수서 앞서

중학생 시절 양학선 보며 꿈 키워

"4초의 승부 매력" 도마 한 종목만 파

허리디스크 수술 딛고 인간 승리





신재환이 2일 도쿄 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 2차 시기에서 깔끔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도쿄=권욱 기자


차분하게 마지막 선수의 점수를 기다리던 신재환(23·제천시청)이 전광판에 뜬 숫자를 확인한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신의 점수보다 낮은 점수가 찍혀 금메달이 확정된 것이다.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이자 2020 도쿄 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여섯 번째 금메달이다. 금메달 7개를 목표로 잡은 한국은 목표 달성에 1개 차로 다가섰다.

신재환은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2차 시기 평균 14.783점을 획득해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과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아블랴진보다 난도 점수가 훨씬 높은 6.0점짜리 기술을 펼친 덕분에 신재환에게 금메달이 돌아갔다.

한국 체조의 올림픽 금메달은 2012년 런던 대회 도마 양학선(29) 이후 9년 만이다. 양학선은 이번 대회에서 예선 9위로 밀려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양학선 후계자’로 주목 받아온 신재환이 ‘대형 사고’를 친 것이다. 올림픽 전 대표팀의 비밀 병기로 손꼽혔던 신재환은 예선 1위에 오를 때부터 심상찮더니 갈고 닦은 기술을 첫 올림픽 결선에서 남김없이 쏟아냈다.

한국 체조는 여자 도마의 여서정(19·수원시청)이 동메달을 딴 바로 다음 날 신재환의 금메달까지 터지면서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한국 체조의 역대 올림픽 메달은 11개(금 2, 은 4, 동 5개)로 늘었다.



금메달 확정 뒤 머리 뒤로 태극기를 펼쳐 보이는 신재환. /도쿄=권욱 기자


신재환은 1차 시기에 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반을 비틀어 회전해 내리는 6.0점짜리 요네쿠라 기술을 펼쳐 14.733점을 획득했다. 착지가 살짝 불안했지만 워낙 고난도 연기였다. 2차 시기에서는 1차 시기보다 난도가 낮은 5.6점짜리 ‘여2’ 기술을 구사했는데 더 정확한 연기로 14.833점을 받아 전체 평균 점수를 끌어올렸다. 2명이 남은 가운데 경기를 마친 선수들 중 선두로 올라서 동메달을 확보했다. 이어 경기에 나선 아블랴진은 신재환과 1,000분의 1점까지 같은 점수를 받았지만 난도 점수에서 뒤졌다. 마지막 필리핀 선수의 점수까지 확인한 신재환은 태극기를 펼쳐 들고 환호했다. 동메달은 14.733점의 아르투르 다브티얀(아르메니아)이 가져갔다.

키 162㎝, 몸무게 58㎏의 신재환은 열 한 살 때 체조를 시작했다. 이후 줄곧 도마 한 종목만 팠다. “4초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짧고 강렬하게 4초 안에 끝내는”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도마는 출발부터 착지까지 4초면 끝난다. 중학생 때 런던 올림픽을 보고 양학선을 우상으로 삼은 신재환은 하루 30번씩 도마를 짚고 날아오른 끝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안착했다. 고2 때 허리 디스크가 터져 체조를 그만둬야 할 위기도 있었지만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고는 다시 도마 앞에 섰다. 아버지가 택견 선수 출신이고 남동생도 도마를 한다.

경기 후 신재환은 “2차까지 뛰고는 그저 ‘잘했다’는 안도감에 기뻐했다. 1차 때는 도마에 손을 짚자마자 느낌이 안 좋았는데 운이 작용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여)서정이한테 주먹 인사로 기를 받고 (양)학선이 형한테는 조언을 받았다”면서 “너만 믿고 잘하라는 조언이었는데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었던 것 같다. 오늘 경기장에서 목청 터져라 응원해주셨다. 선배지만 스승 같은 존재”라며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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