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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at] 대량 해고·이익 급감… 中 기업 '마구잡이 규제' 피해 커진다

■중국 '홍색규제' 후폭풍 일파만파

지난해 11월부터만 50여건

쏟아내는 규제에 사업 축소

해외IPO 막혀 자금조달 차질

알리바바 분기 영업익 11%↓

7월 PPI 두달만에 또 9% 급등

생산비 부담 증가도 악재로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마구잡이 기업 규제로 해당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에서는 영업 중단으로 대량 실업이 발생하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도 비용 증가로 고통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공산당 일당 체제와 시진핑의 장기 집권을 뒷받침할 사회 안정과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이 같은 ‘홍색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어서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생산자물가가 오르는 것도 기업들에는 또 다른 악재다.

9일 중국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의 홍색 규제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교육 업계다. 중국 정부가 저출산 회피를 위한 교육비 절감을 내세우며 지난달 24일 느닷없이 사교육 금지를 발표해 교육 기업들이 존폐 기로에 섰기 때문이다. 미국 CNBC방송은 “중국 베이징사범대와 컨설팅사 올리버와인먼 등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교육 서비스 산업은 매출 8,000억 위안(약 140조 원)에 관련 직원 1,000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며 “사교육 금지로 적어도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짧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인 틱톡 운영사로 유명한 바이트댄스는 지난주 교육 사업 부문의 직원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바이트댄스의 교육 부문인 달리교육은 1만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방과 후 과외 회사 17에듀·테크도 CNBC에 “직원 수를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점 해소 및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각종 규제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2분기 영업이익이 308억 위안에 그치며 지난해 동기 대비 11%나 감소했다. 반독점 처벌을 피하기 위한 거래 점포 관리 비용이 증가하는 대신 업계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배달 노동자의 근로조건 규제로 최대 음식 배달 플랫폼 업체인 메이퇀도 주가가 폭락한 상태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이 당국의 국가 안보 침해 혐의 조사로 인한 뉴욕 증시 상장 폐지까지 거론되면서 다른 기업들도 해외 기업공개(IPO)를 잇따라 포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판 클럽하우스’인 TT보이스를 운영하는 광저우취안네트워크는 최근 뉴욕 증시 상장을 포기하고 홍콩으로 눈을 돌렸다. 홍콩 증시는 중국 관할권에 속한다. 역시 뉴욕 증시를 겨냥했던 바이트댄스 또한 최근 홍콩 상장으로 선회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하기도 했다.



직접적인 정부 규제 외에 관영 매체들이 한마디씩 규제 주장을 내놓는 것도 기업들에는 비수가 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경제참고보가 온라인 게임을 아편에 비유하며 규제를 주장하면서 게임 업체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다른 관영 매체들도 최근 잇따라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전자 담배, 분유 등을 비판하며 해당 기업은 곤욕을 겪었다. 사실상 정부 기관인 관영 매체의 이 같은 주장이 직접적인 규제는 아니지만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점에서 기업에 악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내년 말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사회주의적 정책을 내세우며 기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골드만삭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국 규제 당국이 반독점과 국가 안보, 사회 안정 등을 이유로 실시한 기업 단속이 지난해 11월 이후 50여 건이나 됐다.

중국에서 1주일에 한 번은 기업 규제가 나왔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공산당이 사회적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들이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고 독려하는데 이것이 결국은 규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노동 비용 증가로 중국 생산자물가가 급등하는 반면 소비자물가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기업들의 이익을 훼손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중국의 지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보다 9.0% 상승했다. PPI 상승률은 5월 9.0%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6월(8.8%) 소폭 하락했는데 이번에 다시 증가했다.

반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0%에 그치면서 전달(1.1%)보다 더 낮아졌다. 현지 기업 관계자는 “생산비 상승만큼 판매가에 이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업의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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