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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쓴 여성 시위대에 채찍질…"탈레반은 변할 수 없다"

/로이터연합뉴스




여성을 존중하는 아프가니스탄을 만들겠다던 탈레반이 본격적으로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여성이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은 내각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채찍질을 한데 시위를 지켜보는 이들까지 구타했다.

8일(현지시간) CNN은 탈레반 조직원들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시위에 나선 여성들에게 채찍을 휘둘렀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은 "어떤 정부도 여성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탈레반이 남성으로만 구성된 과도정부를 구성한 데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은 "우리는 여성이 없는 정부의 발표에 항의하기 위해 여기에 모였다"고 말했다. CNN은 전날에도 히잡을 쓴 여성들이 카불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했다며, 이는 지난달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뒤 최대 규모의 시위였다고 전했다.



탈레반 조직원들은 이날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에 채찍을 휘둘렀으며, 이를 취재하던 기자들도 때리고 일부 감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은 "언론인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곳에 온 이들이 체포됐다"고 CNN에 말했다. 탈레반 조직원이 시위를 지켜보는 청소년까지 온몸이 멍투성이가 되도록 두들겨 팼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같은 강경진압은 여성 인권에 대한 아프간 정부의 인식과 향후 태도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성권 주장 자체를 극도로 예민하게 여기고 차단하고 있다는 점이 재확인됐기 때문이다. 시위에 참여한 또 다른 여성은 "탈레반은 그들이 변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은 첫 집권기인 1998∼2001년과 달리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으나 그들의 행보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탈레반 최고지도자는 "아프간의 모든 삶의 문제와 통치 행위는 신성한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전날 과도정부 구성 뒤 통치 방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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