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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창] 테이퍼링과 '신호 효과'

유재흥 AB자산운용 채권 부문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





지난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 때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몇 달 후 채권 매입을 줄이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시작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준은 2013년의 교훈을 바탕으로 테이퍼링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무엇일까.

먼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도는 상황에서 연준이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시기는 사실상 노동시장에 달려 있다. 미국의 고용 지표는 올해 들어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고용 시장 리스크로 남아 있기는 하지만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며 일자리 창출의 회복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올해 4분기 연준 회의 중 테이퍼링에 관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테이퍼링의 진행 방법으로는 두 가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일부 연준위원들은 주택저당증권(MBS)과 국채 매입을 동일한 양으로 축소해 나가기 위해 국채 매입 축소에 앞서 MBS 매입을 먼저 줄여가는 안을 주장한다. 그러나 국채와 MBS를 매입 비율과 동일한 비율로 축소하자는 비례적 방안을 주장하는 위원들도 있다. 이렇게 되면 MBS보다 국채 매입이 축소 속도가 2배 더 빨라진다. 현재 시장의 예상은 비례적 형태의 테이퍼링 가능성 쪽으로 모아지는 중이다.



사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테이퍼링의 시기나 방법을 가늠하는 일보다 테이퍼링이 금융시장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화정책으로서 양적 완화가 가지는 가장 강력한 기능은 ‘신호 효과’인데, 다시 말해 투자자들은 양적 완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테이퍼링을 곧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신호로 여기게 된다.

하지만 ?연준은 양적 완화 종료 직후 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거듭 언급해 왔다. 실제 2014년 10월 양적 완화의 종료와 2015년 12월 첫 번째 금리 인상 사이에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있었다. 이번에는 가파른 성장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는 있다. 현재 시장은 테이퍼링 착수 약 6개월 이후인 오는 2023년 1분기쯤에 첫 번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시장의 주요 주체로서 연준의 입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금융위기 이후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증가세를 이어가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근에는 8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렇게 막대한 규모의 대차대조표는 연준을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채권자로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양적 완화가 비교적 짧게 끝난다 하더라도 연준은 향후 수년간 미국 금융시장에서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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