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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현장] 'F20' 믿고 보는 장영남의 충격 스릴러…편견과 오해의 칼날(종합)

30일 영화 'F20' 기자간담회에 배우 장영남, 김정영, 김강민과 홍은미 감독이 참석했다. / 사진=KBS 한국방송 제공




사회적 편견과 시선이 현실 공포를 만들어 냈다. 영화 'F20'은 100명 중의 1명 꼴로 발현되지만 낯설기만 한 조현병을 둘러싼 시선에 대해 날카롭게 담아냈다. 사람이 아닌 병만 보고 섣부른 판단을 하는 사람들, 그들 때문에 상처 입은 사람들의 처참한 상황이 여운을 남긴다.

30일 오후 'F20'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배우 장영남, 김정영, 김강민과 홍은미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F20'은 아들의 조현병을 숨기고 싶은 엄마 애란(장영남)의 이야기를 담은 서스펜스 스릴러다. 애란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둔 경화(김정영)와 서로 의지하며 지냈지만, 경화가 같은 아파트로 이사를 오자 주변 사람들에게 아들 도훈(김강민)의 병이 알려질까 봐 두려워한다.

'F20'은 KBS 드라마 스페셜 2021 - 'TV시네마'로 제작된 작품으로, TV로 선보이기 전에 극장에서 먼저 개봉하게 됐다. 그간 KBS 드라마 스페셜 '모단걸' '고백하지 않는 이유'를 연출했던 홍은미 감독은 'TV시네마'를 통해 처음으로 영화를 연출한다.

홍 감독은 작품 의도에 대해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 배척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 것이다. 현대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영화이기 전에 드라마 스페셜의 장점이 실험적인 것과 주제의식이 있다는 것인데, 영화까지 오게 돼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하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려고 했다. 주인공 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의 서사에도 하나하나 공을 들였다"고 덧붙였다.

'F20'은 조현병의 질병분류코드로, 의학적 국제적 표기법이다. 제목을 짓기 위해 많은 고민을 거쳤다는 홍 감독은 "타이틀이라는 것은 한 컨텐트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렬한 핵심인데,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부정적 시선을 보여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F20'은 의학적으로 공인된 표기법이자, 완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에 방점을 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중립적인 의미라고 생각해서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작품은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인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다. 그러면서 우리 주변 누군가 겪고 있을 문제라는 것을 와닿게 한다. 홍 감독은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특별하지 않은 이상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 않나. 아파트가 주는 공간적인 느낌은 대한민국에서 표현할 수 있는 콘텐트 중 가장 강력하다"며 "이웃사촌 간의 정이라든지 배려가 있는 반면, 타인의 시각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힘든 공간이라는 점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아파트라고 생각했다. 따스한 시선이었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변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입 모아 작품의 몰입도와 긴장감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김정영은 "이야기에 빨려가는 힘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끝까지 몰입해서 봤고 가슴 먹먹한 잔상이 남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강민 역시 "대본으로만 봤을 때도 긴장감 있게 끝까지 몰입하며 봤는데, 영상으로 보니 그런 느낌이 더 강했다"고 강조했다.

장영남 / 사진=KBS 한국방송 제공


홍 감독은 섬세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 그는 "연기자들이 끌고 가는 매체이기 때문에 작품 할 때 연기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으로는 아무도 연기로 의문을 제기할 수 없는 분들을 집합시켜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극 중 엄마들이 많이 나와 리얼하게 그 동네에 살 것 같은 엄마를 생각했다. 배우가 아니라 캐릭터가 보일 수 있는 배우들을 1순위로 찾고 있다"며 "운이 좋게 실력파 배우들이 흔쾌히 승락해서 드림팀이 만들어졌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부담감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장영남은 아들의 병을 맞닥뜨리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부터 주변인들에게 배척당할까 무서워 극한의 불안감에 휩싸이는 애란을 탁월하게 소화해 냈다. 작품은 애란의 시선으로 이뤄지면서 조현병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지친 가족들의 아픔을 대변한다. 장영남은 "시나리오가 흡인력이 있었고, 애란의 감정과 심정들이 극대화 되게 표현이 된 것 같았다. 그런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었고 기획 의도에서 편견과 차별에 대해 작가님이 쓴 글이 있었는데, '누군가를 오해할 때 언젠가 칼날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라는 글이 정말 좋아서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어가야했다"며 "내가 105개의 신 중 102개 신에 나온다. 한 인물의 감정을 오롯이 보여주고 표현해야 하는 건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굉장히 고무적이고 책임감도 느끼고 긴장도 많이 됐다 아들을 지켜야 하는 엄마의 사투를 그려야 해서 감정을 어떻게 쌓고 어떻게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김정영은 조현병을 앓는 아들을 오랫동안 혼자 돌보면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경화를 연기했다. 경화는 애란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도움을 줬지만, 같은 아파트로 이사를 간 뒤부터 적대적으로 변한 애란에게 실망하게 된다. 김정영은 "시나리오가 쭉 읽히는 힘이 있었다. 이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묵직함과 깊이가 와닿았다. 또 미팅 때 만난 감독님의 진정성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함께하게 될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기대돼 주저 없이 선택했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그는 "경화는 부드럽고 온화해 보이는 인물인 반면에 사회의 부당한 편견과 오해에서는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꿋꿋함이 있는 인물이다. 밝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긍정적인 마음 잃지 않으려고 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부드러움 속에서도 강함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연기 중점 포인트를 설명했다.

김정영 김강민 / 사진=KBS 한국방송 제공


김강민은 홀어머니 밑에서 착실하게 자라 서울대까지 입학했지만, 군 생활 동안 조현병이 생긴 도훈 역을 맡았다. 7개월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온 도훈은 애란에게 쉽게 감정을 내비치지 않는다. 간혹 애란이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은 때는 감정의 동요가 생긴다. 김강민은 "작품 자체에 힘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모든 서사와 인물들이 조화롭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며 "도훈을 연기하기 위해 영상이나 글을 많이 찾아봤다.짧은 시간이지만 최대한 공부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감독님께서 추천해 주신 책도 여러 권 읽고 인물에 다가가기 위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김강민에게 'F20'은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는 앞서 '슬기로운 의사생활' '구미호뎐' 등에서 얼굴을 비추고, '학교 2021' 출연을 앞두고 있는 주목 받는 신예다. 그는 스크린 데뷔작에서 주연을 맡은 것이 "아직도 실감이 안나고 믿기지 않는다"며 "막내로서 작품에 피해가 되고 싶지 않아서 더 열심히 하려고 했다. 장영남, 김정영 선배님과 함께 했던 시간이 값졌고,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되돌아봤다.

홍 감독은 'F20'가 다른 서스펜스 스릴러 작품들과 차별점이 있다는 것에 자신감을 보였다. "인물의 심리를 많이 따라가려고 했다"고 거듭 강조한 그는 "장영남이 모든 신에 다 나온다. 애란이라는 한 여자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것 같은 이야기"라며 "주변 인물들도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당위성도 설득력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인물 위주로 따라가면서 보고 나면, 애란이란 인물의 행동을 모두 동의할 수 없어도 그 입장에서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장영남은 "이 작품을 하면서 '나도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오해하면서 살고 있을까'라고 한편으로 나를 반성하게 됐다. '나 때문에 상처받고 지나갔던 순간들이 그들에게 얼마나 고통과 힘듦을 줬을까' 생각해 보게 됐다"며 "관객들에게 그런 생각을 들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니 관심 많이 가져달라"고 관전 포인트를 밝혔다.

한편 'F20'은 오는 10월 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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