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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장률 뚝, 언제까지 ‘외발자전거’ 정책 계속할 건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3%로 전망치의 절반에 그치는 ‘쇼크’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의 -3.2% 이후 최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지표를 나열하며 자화자찬한 지 하루 만에 빈말이 됐다. 이번 성장률은 내용 측면에서 우리 경제의 고질병을 고스란히 노출시켰다. 경제의 한 축인 내수가 심각하게 위축된 것이다. 민간 소비가 3개 분기 만에 0.3% 감소로 돌아섰고 설비투자는 2.3% 줄며 2019년 1분기(-8.3%)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내수가 쪼그라드니 가계빚도 늘 수밖에 없다. ‘미친 집값’이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내수 부진도 부채 증가의 주 요인이다. 정부가 계획보다 6개월 앞당겨 내년 1월부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강화하는 내용의 가계 부채 대책을 발표했지만 내수를 살리지 못하는 한 빚을 줄이는 근본 처방을 마련하기 어렵다.

이런데도 정부는 수출만 바라보는 ‘천수답 정책’과 재정을 퍼붓지 않으면 경제 전체가 쓰러지는 ‘외발자전거’ 정책을 계속하고 있다. 서비스업 등 내수 기반을 다질 시간을 놓치고 노동·규제 등의 구조 개혁을 게을리하며 경제 체질은 현저히 약화됐다. 여기에 유가와 농산물 값까지 동반 급등해 정부가 예상하는 4%대 성장은커녕 더 캄캄한 침체 터널로 들어갈까 걱정이다. 공급망 대란과 긴축 충격이 심해지면 꼼짝없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빠져들 판이다. 이 와중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네 분기 연속 높은 성장에 따른 기저 영향’을 성장 하락의 원인으로 꼽으니 이런 인식으로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오겠는가. 정부는 임기와 관계 없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대안과 산업 패권 전쟁에 맞설 범정부 차원의 전략 마련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끝까지 재정으로 분식된 지표 홍보에만 열을 올린다면 미래 세대에 두고두고 부끄러운 정부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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