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까지 국세 수입이 1년 전보다 54조 원가량 더 걷혔다. 두 달 남은 시점에서 올해 세수 목표 대비 진도율이 97%를 넘어서면서 연간 초과 세수 규모가 정부 추계치인 19조 원을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럼에도 국민지원금 등 재정 지출을 늘리면서 나라 살림 적자는 68조 원, 국가 채무는 940조 원에 육박했다.
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 동향 및 이슈 12월호에 따르면 지난 1~10월 국세 수입은 307조 4,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조 7,000억 원 증가했다. 세수 진도율은 97.8%였다. 이는 정부가 지난 2차 추가경정예산 당시 제시한 연간 국세 수입 전망치(314조 3,000억 원) 대비 약 7조 원 적은 규모다. 정부는 올해 19조 원의 초과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밝힌 바 있다.
경기회복세 덕에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는 이미 올해 목표치를 넘어섰다. 법인세는 67조 3,000억 원으로 14조 4,000억 원 늘었다. 진도율은 102.6%다. 부가세 역시 5조 8,000억 원 증가한 71조 9,000억 원으로 진도율이 103.6%로 집계됐다. 자산 시장 호조와 취업자 수 증가로 소득세는 20조 8,000억 원 증가한 96조 3,000억 원이었다. 부동산 시장 폭등과 세율 인상으로 9월까지 누적 양도소득세는 28조 5,000억 원으로 지난해(17조 5,000억 원)보다 62.9%(11조 원)나 증가한 바 있다. 3분기 만에 올해 예상치 25조 5,000억 원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다만 개인사업자 부가세 및 법인세 중간 예납 납부 기한 연장 등 소상공인 세정 지원으로 10월 세수는 전년 동월 대비 6조 2,000억 원 감소했다. 월별로 국세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은 이달이 처음이다. 올해 초과 세수에 대해 최영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지난 2차 추가경정예산안 때 31조 5,000억 원과 이번 19조 원을 더하면 51조 원 정도 수준인데 세수가 둔화한 현 추세가 그대로 간다면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기준이 상향(9억 원→12억 원)된 데 대해 정부는 “관련 세수 규모가 작아서 세입에 영향을 미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지원 등 적극적 재정 집행으로 총지출은 509조 2,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0조 7,000억 원 증가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19조 3,000억 원 적자였고 사회 보장성 기금을 제외하고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67조 6,000억 원 적자로 나타났다. 예상보다 세수가 더 들어오면서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은 1년 전보다 23조 원 줄었으나 국가 채무는 939조 6,000억 원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627조 4,000억 원에서 300조 원 이상 불어났다.
정부는 초과 세수를 활용한 국고채 발행 축소로 올해 총 6조 2,000억 원 규모의 국가 채무를 감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도걸 기재부 2차관은 “남은 기간 공공투자 사업의 집행률 제고, 이·불용 최소화 등 재정 집행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내년에도 조기 집행에 역점을 두고 주요 사업별 집행 계획 수립 등 철저히 사전 준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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