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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현장] '기억의 해각' 문근영X조한선, 지독한 감정 속 전하는 위로와 치유(종합)

24일 오후 진행된 KBS2 드라마스페셜 2021 '기억의 해각' 기자간담회에 이웅희 PD, 배우 문근영, 조한선, 강상준이 참석했다. / 사진=KBS2 제공




묵은 뿔이 빠질 때 비로소 새 뿔이 돋아난다. 오래되고 상처받아 끊어낼 수 없을 것 같은 감정도 부딪히고 극복해야 해소될 수 있다. '기억의 해각'은 부부의 오랜 갈등과 감정의 치유를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전하고자 한다.

24일 오후 KBS2 드라마스페셜 2021 '기억의 해각'(극본 박재윤/연출 이웅희) 기자간담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자리에는 이웅희 감독을 비롯해 배우 문근영, 조한선, 강상준이 함께했다.

'기억의 해각'은 알콜릭이던 남편을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던 아내가 도리어 알콜릭이 돼 치유되지 못한 상처 속을 헤매다 미지의 소년을 만나 남편에 대한 사랑, 그 지독한 감정과 이별하는 법을 배워가는 이야기다.

이날 이 감독은 '기억의 해각'을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당연히 대본이 정말 좋았다. 내가 이 대본을 감당할 수 있을까 망설였을 정도"라며 "감정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고 깊이를 보여줘야 되는데, 나 같은 초보 감독이 감당하기엔 힘들지 않나 싶었다. 그런데 대본이 눈에 계속 밝혀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마침 좋은 배우들을 만나서 잘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 작품은 나도 노력해야겠지만, 배우들이 많은 수고를 해야 된다. 나는 배우들이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포인트였다"며 "촬영지가 강원도라 날씨가 변화무쌍했는데, 감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변수를 없애는데 초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기억의 해각'이라는 제목이 독특하다. 많은 사람들이 제목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고. 이 감독은 "나도 이 작품을 하면서 해각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봤다. 해각은 '묵은 뿔이 빠지고 새 뿔이 돋아난다'는 의미"라며 "해각(강상준)이라는 등장인물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의미 자체가 모든 인물들에게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영문 제목은 '어비스(abyss)'로 심연이라는 뜻이다. 쉽게 빠져나오기 흠든 감정의 수렁이라는 의미다. 상처를 주고받지만, 끊을 수 없는 기억이나 감정들이 있는데, 여기에 얽매인 상황들이 많이 나온다"고 했다.

'기억의 해각'은 문근영, 조한선이 중심을 잡고 신인 강상준이 활기를 더한다. 이 감독은 세 배우의 캐스팅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기쁨을 표했다. 그는 "문근영을 발랄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기억하겠지만, 난 '가을동화'나 '명성황후'에서 봤던 서글픔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은수(문근영) 역을 잘 소화할 것 같았고, 연기력은 당연히 훌륭했다"며 "조한선은 눈이 매력적이었다. 석영이 아내를 바라볼 때 많은 생각이 담긴 눈빛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조한선이 그렇더라"고 칭찬했다. 강상준에 대해서는 "처음 봤을 때 멀쑥하고 점잖은 인상이어서 까불거리는 해각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긴장이 풀리면서 순간 해각이 보이더라"며 "이미 갖고 있는 게 훌륭한데 이미지까지 잘 맞는다는 걸 깨달아 캐스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술과 알콜릭이라는 소재에 대해 "우리가 알코올중독을 경험해 본 게 아니지 않냐. 그래서 누구나 보편적으로 겪을 수 있는 인생의 슬럼프를 떠올렸다"며 "배우들에게도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반복하는 경험'이라고 설명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은수나 석영(조한선)은 평범한 사람들인데, 단순히 술을 좋아해서 알코올중독에 빠진 게 아니다. 알코올중독으로 빠지게 만드는 인생의 상황들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알콜릭으로 인해 피폐해진 분장을 한 배우들을 보면서 걱정도 됐다고. 이 감독은 "배우들이 많이 희생했다. 대중 앞에 서는 입장에서 심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분장을 본인들이 먼저 괜찮다고 하더라"며 "덕분에 비주얼적인 요소가 잘 나올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또 "단순히 술에 취해 소리를 낸다기보다는 초조하고 공격적인 모습을 연출하려고 노력했다"는 연출 포인트도 함께 말했다.



'기억의 해각' 강상준, 문근영, 조한선 / 사진=KBS2 제공


문근영은 2019년 tvN '유령을 잡아라'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으며 노 개런티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알코올중독에 빠진 남편 석영을 만나 희망의 끈을 놓고, 도리어 알코올중독에 빠지는 은수 역을 맡았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나도 모르게 감정이 이입돼 엉엉 울게 되더라. 이 작품은 꼭 내가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내가 잘 표현해야 내가 느꼈던 감정을 시청자들도 느끼게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기혼 설정에 알콜릭까지. 문근영이 주로 맡았던 발랄한 캐릭터와 달리 파격적인 설정이다. 문근영은 변화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갈망은 늘 있었는데 그게 어떨 때는 미미하게 보이고, 어떨 때는 과감하게 보일 뿐이다. 늘 성장하고 싶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확실히 과감한 선택을 한 것 같다. 은수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은수는 감정의 기복이 큰 캐릭터다. 간극을 오가는 게 힘들 수 있지만, 문근영은 현장의 에너지 덕에 극복할 수 있었다. 그는 "촬영 전에는 걱정도 많이 하고 긴장도 했는데, 함께하는 분들이 좋은 에너지를 줘서 연기하기 편했다. 이렇게 좋은 호흡을 주는데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회상했다.

조한선은 7년간 알코올 속에서 허우적대다가 은수에게 상처를 준 석영을 연기한다. 조한선은 "대본에 시적인 대사들이 있어서 좋았다. 고통 속에서 아픔과 욕망이 동시에 보이더라"며 "희로애락을 전부 표현해야 돼서 힘들겠지만 해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이어 "단막극은 정말 디테일하다. 짧은 시간 동안 감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부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감정 연기는 고통스러웠다고. 그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극에 깊이 빠져 있었다"며 "문근영 덕에 더 석영 안에 빠질 수 있었다. 내가 고통스러워야 시청자들이 감정을 잘 전달받을 거라고 생각해 신경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연극 무대 등에서 주로 활동한 강상준은 '기억의 해각'을 통해 처음으로 매체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따뜻하고 행복한 기억이 많다. 앞으로 첫 작품에 대한 의미가 더 풍성해질 것 같다"며 "매체 입봉작이 드라마 스페셜이라는 건 평생 잊지 못할 정도로 좋았다. 드라마 스페셜을 볼 때마다 항상 저 플랫폼에 출연하고 싶었는데, 실현돼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벅찬 심정을 표했다. 또 "감독님도 내가 기죽지 않고 준비한 걸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문근영 선배님도 리드를 많이 해주셔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감사했다. 강상준이 연기한 해각은 뮤지션이자 펜션의 직원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나 닿을 수 없이 먼 곳에 있을 것 같은 미지의 소년이다. 이에 대해 강상준은 "소년미나 엉뚱함에 고민을 많이 했다. 이 친구가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고 순수한 감정을 가졌는지 보여주는 게 중요하겠다 싶어서 항상 기타를 매고 다녔다"고 했다.

이 감독은 '기억의 해각'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쉽게 슬퍼하고 화를 내다. 보는 분들 중에 누군가 인생에 힘든 시기를 지나는 사람이 있다면 이들을 통해 '나만 이런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그런 시기를 잘 지날 수 있도록 주인공 은수의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억의 해각'은 24일 오후 11시 2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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