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감소세를 보이던 일본에서 이틀 연속 8,000명대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일본 정부는 황급히 오키나와(沖繩)현과 야마구치(山口)현, 히로시마(廣島)현 등 3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방역 비상조치를 내렸다.
10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일 8,480명에 이어 9일에도 8,078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는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약 17배 수준이다. 이달 2일 기준 일주일 동안 신규 확진자는 3,200명으로 하루 평균 457명꼴이었다.
일본은 지난해 말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100명대로 급감하며 방역에 성공했다고 자화자찬 했지만, 오미크론이 퍼지며 다시 긴장하고 있다. 지난 4일(1,265명) 확진자 수가 네자릿 수로 올라섰고 다음날(2,635명)에는 전날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이후 6일 4,470명, 7일 6,205명으로 뛰더니 8일과 9일에는 8,000명대로 올라섰다. 8,000명대의 확진자는 지난 9월 11일(8,802명)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일본에서는 중점조치가 적용된 광역자치단체장이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 등 유동 인구를 억제하는 비상조치를 취할 수 있다. 방역 비상조치가 내려진 오키나와현에서는 음식점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됐다. 다만 주류 제공은 가능하다. 야마구치현과 히로시마현은 음식점 영업시간이 오후 8시까지로 제한되고 주류 제공도 중단된다.
아울러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점조치가 아직 적용되지 않은 광역지자체도 독자적으로 방역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도는 코로나19 방역 ‘인증 음식점’이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손님 수를 오는 11일부터 8명 이하에서 4명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니가타(新潟)현은 전날 독자적으로 코로나19 경보를 발령하면서 음식점 손님을 정원의 50% 이하로 제한할 것을 사업자와 주민에게 요청했다.
한편 일본 총리관저가 발표한 방역 정보를 보면 지난 7일 기준 전체 인구의 78.4%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다만 부스터샷까지 맞은 비율은 전체 인구의 0.6%로 1%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다. 백신 접종률과 오미크론의 강력한 전염력 등을 고려할 때 이런 방식으로 감염 확산에 제동을 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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