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무 중인 군 장병을 조롱하는 듯한 한 여고생의 위문편지를 두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여학생들에게 성인 남성을 위로하는 편지를 강요하는 것을 금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 편지 금지해주세요'라는 글이 게재됐다.
청원인 A씨는 "여자고등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위문 편지를 금지해달라"면서 "미성년자에 불과한 여학생들이 성인 남성을 위로하는 편지를 억지로 쓴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A씨는 "심지어 이번에 위문편지가 강요된 OO여자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배포된 위문편지 주의점에는 '개인정보를 노출시키면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음'이라고 적혀있었다"면서 "편지를 쓴 여학생에게 어떤 위해가 가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편지를 써야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상황을 짚었다.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군복무 중 받은 위문편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B씨는 "친구가 위문편지를 받았는데 올려달라고 해서 올린다"면서 해당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편지를 보면 모 여고 2학년이라고 밝힌 여고생 C양은 "추운 날씨에 나라를 위해 힘써서 감사합니다"라며 "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C양은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라면서 "저도 이제 고3이라 죽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열심히 하세요"라고도 적었다.
C양은 또한 "군대에서 노래도 부르잖아요. 사나이로 태어나서 어쩌구"라고 쓴 부분을 두 줄을 그어서 지운 뒤 "지우래요"라고 썼다.
아울러 C양은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라면서 편지를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B씨는 "대부분 다 예쁜 편지지에 좋은 말 받았는데 (친구가) 혼자 저런 편지 받아서 의욕도 떨어지고 너무 속상했다고 한다"며 "차라리 쓰질 말지 너무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군대 다녀온 것이 후회된다", "군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딱 이 만큼", "저렇게 쓸거면 보내지를 말라", "선생님이 검수도 안 하나" 등 여학생의 행동을 지적하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편지는 서울의 한 여고에서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논란이 확산하자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여고의 구글 및 카카오맵 등 리뷰를 통해 '별점 테러'를 남기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해당 편지를 작성한 학생의 신상정보를 추적해 이를 퍼뜨리거나, 악성 댓글 등을 달았다. 또 시 교육청 국민신문고를 통해 관련 민원을 올린 뒤 인증하는 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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