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 해저 화산이 폭발해 통가를 비롯해 일본 남서부 해안과 미국 서부 해안 전체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우주에서도 폭발 장면이 관측됐다.
15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통가 당국은 이날 수도 누쿠알로파 북쪽 65km 해역에 있는 화산이 분출한 이후 전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AFP는 호주 기상당국 트위터를 인용해 "누쿠알로파에서 1.2m 높이 쓰나미 파도가 목격됐다"면서, 통가 당국이 해변과 저지대 주민들에게 대피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날 화산 분출은 최소 8분 동안 이어졌다. 한 주민은 현지매체 인터뷰에서 화산 폭발 규모에 대해 "땅과 집이 흔들렸다. 근처에서 폭탄이 터진 줄 알았다는 말도 있다"면서 몇 분 뒤 자신의 집에 바닷물이 들어차고 옆집 벽이 무너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전날 화산 폭발 당시에는 분출물이 20km 상공까지 치솟고 반경 260km 지역에 영향을 끼친 바 있다고 통가 당국은 덧붙였다. 폭발 당시 굉음은 800㎞ 넘게 떨어진 인접국 피지에서도 천둥소리처럼 들릴 정도였다고 한다. 통가 현지 인터넷 통신은 오후 6시 40분쯤 끊기면서 자세한 피해 소식은 전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당시 화산 폭발 장면은 우주에서도 관측됐다. 위성사진을 보면 통가 인근 바다에서 버섯구름이 솟아오르며 가스와 화산재가 수킬로미터 상공까지 내뿜었다. 소셜미디어에는 커다란 파도가 해안을 덮쳐 주택 내부와 교회 등 다른 건물까지 침수된 장면이 올라와 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도 이날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 알래스카 등 미 서부 해안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고 AP·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NWS는 서부 해안으로 향하는 쓰나미 높이 2피트(약 60㎝) 정도로 예측했다. 미 당국은 해안과 부두를 폐쇄한 상태다. 앞서 쓰나미 경보가 내려진 미국 하와이주에선 카우아이 등 일부 지역에서 50∼80㎝ 높이의 파도가 관측됐으나 현재까지 피해 상황은 없다.
일본 기상청도 16일 오전 남서부의 아마미 군도와 도카라 열도에 최대 높이 3m의 쓰나미가 밀려올 것으로 예상하며 경보를 발령했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 오키나와와 규슈섬 사이에 있는 아마미 군도나 도카라 열도 일대에 최대 3m의 쓰나미가 밀려올 수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태평양에 접한 나머지 연안 지역에 쓰나미주의보를 함께 발령했다. 이후 16일 오전 2시 54분 혼슈 북동부 이와테현에 발령한 쓰나미주의보를 쓰나미경보(예상 높이 3m)로 상향 조정했다. 아마미 군도와 도카라 열도에 발령됐던 쓰나미경보는 16일 오전 7시 30분에 쓰나미주의보로 하향됐다. 현지 NHK의 보도에 의하면 아마미시 고미나토(小湊)에서는 전날 오후 11시 55분 1.2m 높이의 쓰나미가 확인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