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자국의 침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화산 폭발 등 자연 재해로 인해 일본이 소멸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경제와 산업 분야에서도 위기가 닥치고 있다는 충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본 유력 경제주간지 '슈칸(週刊)다이아몬드'의 스즈키 다카히사 부편집장은 최근 코로나19 대규모 유행으로 드러난 일본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일본 몰락'을 우려했다.
다카히사 부편집장은 1월15일자 최신호에 '일본을 버리기 시작한 부유층…몰락 일본을 덮친 7중고'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게재했다.
그는 "일본의 국제적 위상은 경제 성장률, 주가 상승률, 교육환경, 엔화 구매력, 재정 건전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추락하고 있다”며 “부유층을 비롯해 정보에 민감한 사람들이 이러한 일본을 버리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유층은) 몸은 일본에 있으면서 재산의 해외 도피를 가속화하고 있다. 위기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행동을 끌어내지 못하면 ‘일본 침몰’에 동참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애국심을 자극하는 전형적인 ‘국뽕’ 콘텐츠에 대해 “이는 일본인이 세계 속에서 자신감을 상실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카히사 부편집장은 “하지만 우리는 일본 예찬 붐에 취해 있을 수 없을 만큼 ‘일본 침몰’의 현실에 직면해 있다. 현재의 일본을 보여준 거울이 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지원금을 둘러싼 혼란, 원격근무를 할 수 없는 직장 환경 등 ‘디지털 후진국’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일본은 지금 ‘7중고’에 격침되고 있다”고 부연했다.‘7중고’로 과도한 재정지출 확대, 국민들의 일본 주식시장 이탈, 후진적인 교육환경 등을 꼽았다.
기사는 '교육 후진국'이 된 일본의 상황도 짚었다. 기사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8년 세계 72개 국가·지역의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일본은 인터넷, 컴퓨터 사용 등을 포함한 대부분 항목에서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본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노구치 유키오(野口悠紀雄·81)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는 최근 일본이 반세기 동안 유지해온 선진국 지위에서 탈락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대장성(현 재무성) 관료 출신인 노구치 명예교수는 일본의 1인당 GDP가 OECD 회원국 평균 밑으로 떨어졌고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일본이 선진국 탈락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연 재해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300년간 분화하지 않은 일본 후지산이 올해 당장 폭발할 수 있다는 현지 지진학자들의 경고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초거대 화산 폭발로 일본 국민 1억2,00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본 아사히신문 계열 주간지인 '아에라'는 다쓰미 요시유키 일본 고베대 명예교수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다쓰미 교수팀은 인구가 많은 규슈 중부에 2만8,000년 전 일어난 아이라·단자와 분화(규모 8.3)와 같은 규모의 분화가 일어날 경우의 피해를 산출한 결과를 내놨다. 해당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규슈에서 이런 규모의 분화가 또 다시 발생하는 경우 규슈 전역이 2시간 안에 화쇄류(火碎流·분화구에서 분출된 화산 쇄설물과 화산 가스의 혼합물이 고속으로 사면을 흐르는 현상)와 화산재에 뒤덮이게 되고 이로 인해 700만명이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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