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을 사칭해 수천만원을 가로채 운반하던 보이스피싱 수금책이 택시기사와 경찰의 공조로 붙잡혔다.
19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택시기사 A씨는 17일 서울 용산역에서 남성 B(50대)씨를 태우고 화성으로 향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B씨는 택시기사에게 “사람을 만나 서류를 받은 뒤 다시 서울로 올라가니 10분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이후 B씨는 1시간 뒤 택시로 돌아왔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자고 말했다. 알고 보니 B씨는 은행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 조직의 수금책이었다. 당시 B씨는 택시기사가 내려준 곳에서 피해자 C(50대)씨를 만나 4,450만원을 전달 받고 돌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B씨가 속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직원은 C씨에게 자신을 은행원이라고 소개하며 “대출약관을 위반했으니 대출금의 절반을 현금으로 내라”면서 C씨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돈을 전달하고 30분쯤 뒤 사기였다는 걸 깨달은 C씨는 경찰에 곧바로 신고했고, 자신이 본 택시 차량번호를 경찰에 알렸다.
화성서부경찰서는 해당 택시에 대해 긴급 수배를 내렸다. 잠시 뒤 연락처를 파악한 경찰은 택시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지금 어디시냐. 가까운 파출소에 정차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당시 B씨를 태우고 서울대입구쪽을 지나고 있던 택시기사는 곧바로 서울 낙성대지구대로 향했다. 화성서부경찰서의 공조 요청을 받은 낙성대지구대 경찰들은 택시 뒷문을 열고 B씨를 체포했다.
손현서 화성서부경찰서 112상황실장은 “신고 당시 피해자분이 서울 택시라면서 택시 번호까지 기억하고 있으셨고, 경찰 연락을 받은 택시기사님이 신속하게 인근 지구대로 가 주셔서 빠르게 붙잡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B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서류를 운반하는 아르바이트를 했을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압수한 현금 4,450만원을 C씨에게 돌려주고 나머지 조직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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