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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아파트' 공공자가주택 올해부터 7만 5000가구 풀린다

2026년까지 매년 1만5000가구 공급

주택계정으로 재원 충당…올해 34.9조 지출

"저렴한 주택 공급으로 내 집 마련 기회 제공"

공공과 시세차익 공유…시장 거부감 우려도





이른바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공공자가주택이 올해부터 5년간 7만 5000가구 넘게 공급된다. 자금 마련이 어려운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넓히기 위해서다. 다만 공공자가주택은 발생하는 시세 차익을 공공과 공유하는 방식이라 시장의 호응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2026년 주택도시기금 중기사업계획안’을 마련했다. 공공자가주택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매년 1만 5000가구씩 공급된다. 이는 준공 기준이 아닌 신규 사업 승인을 받는 물량 기준이다. 국토부는 사업 승인을 받은 공공자가주택은 곧바로 입주자 모집 공고를 시행할 계획이다.

올해는 1만 5500가구가 공급된다. 지난해 계획했던 시범 사업 물량(500가구)의 공급 시기가 올해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공공자가주택은 3기 신도시(전체 물량의 5~10%)와 2·4 대책 사업지구(10~20%)에서 공급되며 국토부는 오는 6월까지 올해 지구별 공급 물량·유형 등을 구체화해 발표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자가주택 입지와 비율 등을 놓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검토하고 있다”며 “분양가는 입주자 모집 공고 시점에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자가주택은 공공이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되 시세 차익 일부는 환수하는 주택이다. 유형은 세 가지다. 우선 이익공유형 주택은 공공분양가의 80% 이하로 공급하고 처분 시 시세 차익의 최대 절반을 공공과 공유해야 한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분양가의 10~25%만 내고 입주한 뒤 20~30년에 걸쳐 남은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분양가에서 택지비를 제외한 가격으로 공급하지만 매달 토지 임대료를 내야 한다.



공공자가주택 공급에 필요한 재원은 주택도시기금(주택계정)을 통해 충당한다. 국토부는 올해 92조 8443억 원의 주택도시기금을 조성·운용한다. 이 가운데 주택계정 지출액은 34조 9769억 원으로 지난해 32조 5607억 원보다 2조 4162억 원(7.4%) 늘었다.

시장에서는 공공자가주택이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과 주류 공급 방식으로 자리 잡기 어렵다는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택·분양 가격 상승, 대출 규제 강화 등 ‘삼중고’로 내 집 마련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공공자가주택 등 다양한 유형을 공급해 무주택 실수요자의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 분양 아파트와 달리 시세 차익을 공공과 공유하는 형태라는 점에서 시장 호응이 저조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실제 정부는 2007년 경기도 군포시에 공공자가주택 804가구를 시범 공급했지만 이 가운데 743가구(92.4%)가 미분양된 바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자가주택은 시세 차익을 온전히 누리고 싶은 시장 정서와 괴리가 있어 공급 방안으로서 ‘주류’가 되기 어려울 것”라며 “집값의 조정세가 장기간 이어질 땐 선호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출퇴근이 어렵고 주거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선 외면받을 수 있다”며 “우수한 입지 위주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게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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