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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쌍용차 인수전 참여…개미 투자자 또 울릴까 [코주부]

쌍용차의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 /사진제공=쌍용차




새우가 고래를 삼킬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을 모았던 쌍용차-에디슨모터스 딜이 깨졌습니다. 아시다시피 에디슨모터스와 자회사인 에디슨EV(136510)의 주가는 하한가를 찍었고, 쌍용차의 미래도 불투명해졌습니다. 결국 성사되지 못한 이번 딜의 전말에 얹어 우여곡절 많았던 쌍용차의 과거와 향후 전망까지 짚어봅니다.

M&A 실패의 전말


우선 최근 사건부터 훑어볼까요? 전기버스를 생산해왔던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2020년 당시 쌍용차의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지배권을 포기하자 심사숙고 끝에 손을 듭니다. 그리고는 올 1월 쌍용차 인수 본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납입했죠.

당연히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에디슨모터스는 승용차 제작 경험이 없는 회사고, 매출 규모도 900억원으로 쌍용차(3조원)의 30분의 1 수준이니까요. 게다가 에디슨모터스가 써낸 인수금액 3049억원도 좀 턱없긴 했습니다. 쌍용차의 부채가 7000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정상화+미래투자를 위한 금액이 1조5000억원대까지 예상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래도 에디슨모터스는 같이 투자할 이들을 모아서 쌍용차를 사겠다고 했습니다.

에디슨의 전기버스. /사진=에디슨모터스


그러나 호언장담은 결국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에디슨모터스와 에디슨EV 둘이서 인수하기로 했는데 돈을 보태줄 재무적 투자자(FI, 경영권은 관심 없고 투자 수익만 원하는 투자자. 경영권을 원하는 투자자는 전략적투자자-SI라고 부릅니다)를 못 구했던 거죠. 관심을 가진 투자자들이 없었던 건 아닌데 다들 검토해보곤 최종적으로 빠지기로 했습니다. 키스톤PE, KCGI 등..

에디슨 측에선 말이 다르긴 합니다. “돈은 준비가 다 됐지만 잔금을 내면 채권단에 끌려다니게 되니까 잔금 납부(원래는 지난달 25일까지)를 미뤘다”는 것. 여기서 채권단이란 쌍용차에 돈을 빌려준 이들과 쌍용차 협력사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을 의미하는데, 이들은 처음부터 에디슨모터스를 탐탁치 않아 했습니다. 규모도 작고 자금조달 여부도 불투명해보였으니까요.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개미들만 눈물을 흘리게 됐습니다.

금융 당국은 코스닥 상장사인 에디슨EV의 ‘주가조작’ 혐의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에디슨EV는 쌍용차 인수를 추진했던 에디슨모터스의 자회사로 지난해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에 뛰어들면서 에디슨EV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 투자조합이 주식 대부분을 처분하고 차익 실현에 나서며 ‘먹튀’ 논란이 빚어졌습니다.

결국 개미만 눈물을 흘리게 된 셈 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는데? 2개의 시나리오


그러나 이미 딜은 엎어졌습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는데요. 1번 M&A 재시도. 쌍용차가 원하는 시나리오긴 한데 성사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습니다. 작년에 삼라마이다스(SM)그룹이 잠시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됐지만 결국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다른 기업들도 검토 후 포기했었거든요. 이제 와서 다시 쌍용차를 노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연합뉴스


다만 쌍용차에 따르면 지금 주문을 받아둔 자동차 물량이 1만3000대에 이르며 생산라인을 2교대로 돌려야 될 만큼 작년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쌍용차는 올 10월 14일까진 새 회생계획을 내놔야 하고, 그러려면 8월 초까진 새 인수자를 구해 M&A 본계약을 맺어야(=계약금까지 받아야) 합니다.

2번 시나리오는 쌍용차의 청산. 사실 작년에 EY한영회계법인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금 살려놓기보단 청산하는 게 더 나은 상황입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쌍용차는 상장폐지됩니다.

하지만 청산이 쉬운 건 아닙니다. 쌍용차가 사라지면 협력사까지 문을 닫게 되니까요. 쌍용차 근로자만 4500여명(작년 9월 말 기준), 협력사 400여개까지 생각하면 대규모 실직이 일어나겠죠. 이걸 정부에서 방치하긴 어렵습니다. 한국 자동차 산업 육성이란 측면에서도 안타깝고요.

그럼 정부가 지원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요? 이미 쌍용차는 2000년대 한 차례 기업회생을 거쳤고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아직 빌려준 돈을 못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공적자금을 투입해 살리자니...쉽지 않겠죠?

오징어게임의 성기훈과 드래곤모터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도 아쉬운 게, 쌍용차는 1954년부터 이어진 토종 기업입니다.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란 이름으로 설립됐고, 당시에는 미군 트럭에서 떼어 온 부품으로 버스를 만드는 회사였지만 1986년 쌍용그룹에 인수된 후로는 코란도, 무쏘, 체어맨, 렉스턴 등 명차들을 선보였고요. 코란도는 이름마저도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입니다. 디자인도 좋고 워낙 만듦새가 튼튼해서 아직도 매니아층이 있습니다.

/그래픽=정유민 디자이너


그러다 IMF 때문에 쌍용이 휘청하면서 대우에 매각됐고, 1999년엔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이후 중국 상하이자동차와 인도 마힌드라에 차례로 매각되면서 대주주가 바뀌는 불우한 상황이 계속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2009년엔 대량 해고 사태가 벌어졌고요. 이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성기훈(=드래곤모터스의 해고 근로자)이란 캐릭터를 창조하는 모티브(감독피셜)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진=넷플릭스


우연하게도 에디터는 과거에 렉스턴과 코란도를 꽤 오랫동안 탔습니다. 그래선지 쌍용차의 운명이 너무나 안타깝고,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붙들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스타항공 인수에 뛰어들었다 고배를 마신 쌍방울그룹이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습니다. 쌍방울그룹 외에도 서너 개 기업이 쌍용차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쌍용차 인수전에 다시 불이 붙는 양상이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업계에서는 부채를 갚고 경영 정상화를 이루려면 1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쌍용차 주주(쌍용차 주식은 2020년 12월부터 거래정지 상태)들을 위해서라도 꼭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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