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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않게 살려면, 삶의 다섯 손가락 알아야”

[알쓸은잡×라이프앤커리어디자이너스쿨] 박정규 경기대산학협력 교수_2편

재무, 건강 등 자신에게 필요한 삶의 영역 알아야

각 영역은 서로 다른 특성갖고 있어

이미지=최정문




생애 5대 영역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6대 영역, 어떤 사람은 7대 영역이라고 합니다. 전 삶의 다섯 손가락이라고 부릅니다. 내 손의 다섯 손가락과 너무 닮아서 다섯 손가락이라고 부릅니다.

사람마다, 기관마다 다 조금씩 다르지만 ‘재무, 건강, 관계, 일, 여가’는 공통적입니다. 보통 종교가 중요한 분들은 종교나 봉사가 추가되기도 하고, 50+같은 사회단체에서는 사회공헌이나 봉사가 추가되기도 합니다. 종교 대신 학습, 자기개발 같은 자기만의 높은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추가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5개인지, 6개인지, 혹은 7개인지 개수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또 그 내용에 사회공헌이 들어가는지, 종교나 가치 실현이 들어가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다섯 개 여섯 개를 딸딸 외워봐야 아무 소용 없습니다. 정말 중요한 건 이 생애 영역들이 삶에서 가지는 의미이고 이 다섯 가지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그 방법입니다.

첫째, 나에게 맞는 5가지가 뭔지를 알아야 합니다.

진정한 종교인에게 종교란 인생 그 자체입니다. 종교가 없다면 삶의 의미가 사라지죠. 하지만 비종교인들은 종교에 어떤 가치도 느끼지 못합니다. 종교인들에게 삶의 영역은 6가지인 거고, 비종교인들에게 삶의 영역은 5가지인 겁니다. 평생 예술작품을 만들어온 분들에게는 작품 활동이야말로 살아가는 이유인 거고 자신의 높은 가치의 실현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생애 영역입니다. 하지만 저처럼 평범한 사람은 그 자리에 돈이 있거나 취미가 있기도 합니다. 그러니 생애 영역을 바라볼 때 가장 중요한 건 나에게 맞는 생애 영역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다는 겁니다.

생애 영역을 결정하는 건 사실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이 고민한 생애 영역의 리스트에서 없어도 되는 걸 빼고, 나에게 없으면 죽을 것 같은 고통을 주는 걸 더해주면 됩니다.

둘째, 이 다섯 가지는 한 가지라도 없으면 죽을 만큼 고통스러운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다른 손가락이 아무리 튼튼해도 손가락 하나에 조그만 가시만 박히면 통증이 온몸을 지배합니다. 다섯 손가락 중 어느 손가락을 깨물어도 안 아픈 손가락은 없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건강이 망가진다면 다른 것은 아무 소용 없습니다. 수입이 없어서 당장 살아갈 일이 막막하다면 여가니 뭐니 다 소용없습니다.

하나라도 아프면 바로 치료해야 합니다. 건강이 무너졌다면 건강에 집중해야 합니다. 가족 관계가 무너졌다면 가족 관계 복원이 먼저입니다. 가족 관계가 무너진 사람이 돈 한두 푼 더 버는 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건강을 챙기고, 돈을 더 벌어야 할까요? 그건 내가 아프지 않을 때까지입니다. 생애 5대 영역의 다섯 손가락은 아프면 바로 치료해야 할 만큼 긴급하고 중요한 일이지만 아프지 않으면 굳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매일같이 엄지손가락 확인하고 검지를 체크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프지 않으면 우린 모두 다 잘살고 있는 겁니다.

셋째, 이 다섯 가지는 서로 완전히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다섯 손가락은 모두 다르다는 겁니다.

엄지는 힘이 세고 검지는 길을 알려주고, 중지는 가장 길고, 약지는 약속을 하고, 새끼손가락은 애인입니다. 하지만 새끼손가락은 제일 힘이 약하고, 검지는 지적질하기도하고, 중지는 욕을 해대기도 합니다. 서로 서로는 닮아서도 안되고 서로 흉내 내고 비교해서도 안됩니다. 그냥 다섯 가지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을 소중히 가꿔주어야 합니다. 새끼손가락에게 근력운동을 시키면 안 됩니다. 간혹 가족에게 이 다섯 가지 다른 특성을 다 요구하면서 관계를 힘들게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가진 속성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행복의 시작입니다.

넷째, 내가 가장 잘하는 거,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걸 해야 한다는 겁니다.

내가 가장하고 싶은 걸 손가락의 특성에 맞춰서 해야 한다는 겁니다. 내가 관계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관계에 집중하며 살아야 합니다. 내가 일을 가장 좋아한다면 일에 집중하며 살아야 행복하게 사는 겁니다. 내 삶의 의미가 작품 활동이었다면 작품 활동을 하며 사는 겁니다.

생애 5대 영역, 삶의 다섯 손가락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아프지 않게 살기 위함입니다.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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