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한국계 미국인 조지프 배가 지난해 받은 보수가 5억 5964만 달러(약 6800억 원)로 미국 기업 CEO 가운데 최고 수준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기업 정보 업체 마이로그IQ 자료에 따르면 배 CEO의 보수는 데이비드 재슬러브 디스커버리 CEO(2억 4657만 달러), 앤디 재시 아마존 CEO(2억 1270만 달러), 팻 겔싱어 인텔 CEO(1억 7859만 달러) 등을 훌쩍 뛰어넘었다.
배 CEO는 지난해 가을 회사 공동 창업자인 헨리 크래비스와 조지 로버츠가 물러나자 스콧 너탤과 함께 공동 CEO 자리에 올랐다. 그는 KKR이 2009년 오비맥주를 2조 3000억 원에 인수해 5년 뒤 6조 2000억 원에 되팔아 막대한 매각 차익을 챙긴 거래를 주도하기도 했다.
너탤 KKR 공동 CEO는 지난해 5억 2314만 달러의 보수를 받았다. KKR 측은 보수 대부분은 성과로 받은 주식이라고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속한 기업 CEO들이 지난해 받은 보수 중간값은 역대 최고액인 1420만 달러(약 173억 원)로 전년의 1340만 달러보다 약 6% 늘었다. 대다수 CEO들의 보수는 전년보다 11% 이상 늘었다. CEO 가운데 거의 3분의 1은 보수가 25% 이상 올랐다. 약 4분의 1의 CEO는 보수가 감소했다.
지난해 구인난 속에 기업 직원들의 임금도 올랐지만 CEO 보수가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CEO와 직원들 사이의 보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기업들의 절반은 지난해 직원 급여 중간값이 3.1% 이내로 올라갔다. 기업의 3분의 1은 직원 급여 중간값이 전년보다 줄었다.
WSJ 분석에 따르면 CEO들은 직원 급여 중간값보다 186배 이상을 벌었다. 이는 전년 166배, 2018년 156배보다 높아진 수치다. S&P500지수 기업 CEO 가운데 보수가 가장 많은 디스커버리의 재슬러브 CEO는 직원 급여 중간값(8만 2964달러)의 거의 3000배를 받았다. 또 아마존의 재시 CEO는 지난해 2억 1270만 달러를 수령해 아마존 직원의 평균임금(3만 2855달러)보다 6500배나 많이 받았다.
WSJ는 이 같은 임금 격차가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의 주주들이 지난해 저금리 기조로 주식시장이 호황을 이룬 덕분에 CEO 연봉이 오른 것을 두고 ‘경영진만 과도한 수입을 챙긴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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