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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 '脫이념'·DJ '한일관계 새지평'…위기를 기회로 전환한 실사구시 리더십

[위기의 대한민국 리더십으로 넘어라]

< 하 > 성공한 리더의 조건 - 전문가들이 본 공통점

덩샤오핑 유능한 정부·젊은 인재 방점

DJ는 IT투자·日 문화 개방 등 파격

융통성 발휘 획기적 전환점 만들어

尹, 대의 위해 반대편도 포용해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현 시대가 “산업화와 민주화를 통한 도약 이후 더 이상 뛰어오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이런 인식에는 잠재 성장률 하락이 자리한다. 새 정부가 들어선 5년마다 1%포인트씩 잠재 성장률이 하락해 2%까지 추락했는데 이를 다시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라는 것이다.

윤석열 차기 정부 입장에서 더 답답한 점은 인플레이션 심화, 보호 무역 주의 확산 등 대외 악재는 산적해 있는데 대규모 재정 적자와 미국의 초긴축 정책으로 통상적 경기 부양책을 사용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조금만 삐끗해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실사구시적 리더십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IMF 외환 위기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IMF 위기 속에서도 김 전 대통령은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비전을 놓지 않았다. ‘디지털 산업’이라는 신성장 모델을 적극 장려해 한국을 디지털 강국의 반열로 올려놓은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다. 김 전 대통령은 다양한 부처의 전자정부 추진 회의를 수차례 직접 주재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은 한국이 디지털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됐다.

김 전 대통령은 한일 관계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었다. 취임 직후인 1998년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김대중-오부치’ 선언(사진)을 이끌었다. 그 이후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라는 파격적인 조치도 단행했다. 반일 감정을 부추기며 동맹 외교에도 흠집을 낸 문재인 정부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한 문화계 인사는 “당시 일본에 대한 국민적 반감, 정치적 반발이 상당했고 우리 문화가 왜색에 지배될 수 있다는 비관론까지 팽배했지만 ‘문화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통과의례, 양국 간 우호적 관계 수립을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여기고 이를 관철했던 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며 “리더의 진솔한 모습, 미래를 보는 혜안 등이 다 복합적으로 작용한 일대 사건”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덩샤오핑도 윤석열 정부가 참고할 점이 많은 지도자다. 문화대혁명 이후 혼란했던 중국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어 세계 경제 대국으로 탈바꿈하게 만드는 토대를 닦은 이가 바로 그다. 쥐만 잘 잡는다면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상관 없다는 ‘흑묘백묘론(黑猫白猫f論)’을 주창하며 단순히 이념에 매몰되지 않고 시장경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중국의 성장을 이끌었다.

집권하기 직전 중국의 모습은 처참 그 자체였다. 자연재해와 기근 속 농민들은 굶주렸고 국민들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치권은 교조화된 이념에 집착해 민생은 더 피폐해졌다. 특히 문화대혁명의 광기 속에서 지식인과 교사는 물론 자본가와 지주 역시 숙청돼 성장 동력 마련도 언감생심이었다.

풍전등화와 같은 환경 속에서 덩샤오핑이 가장 먼저 주문한 것은 능력 있는 관료를 중심으로 한 행정 체계의 강화였다. 능력 있는 기관장 등 해당 현안을 훤히 꿰고 있는 관료를 중용해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힘을 썼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인물을 발탁하고 이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리더에게는) 중요하다”며 “청와대가 모든 것을 컨트롤하려고 하면 관료 사회의 복지부동 등 부작용만 커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덩샤오핑이 특히 젊은 인재 육성에 공을 들인 것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는 “지식을 존중하고 인재를 존중하라”며 당 간부들에게 후임자 양성과 발탁에 진력할 것을 주문했다. 덩샤오핑이 청년들에게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으로 유학을 적극 장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 국책연구기관장은 “위기일수록 원칙·소신 못지않게 융통성을 갖고 실리적 접근, 합리적 접근을 해야 한다”며 “정치 초보이자 지지 기반도 약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입장에서는 세계적 리더가 위기를 맞아 어떻게 나라를 이끌었는지 살펴보는 지혜와 겸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의를 위해 필요하다면 반대편 세력과도 손도 잡을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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