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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서 피흘리는 아이 5시간 방치…구청 답변 "기막혀"

"영구치 손상될 정도로 큰 부상인데 어린이집 방관"

"구청서는 '과태료 100만원 부과가 전부' 답변만"

부딪힘 사고를 당한 원아를 돌보지 않은 어린이집 교사와 원장이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18일 입건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서울 한 어린이집에서 2세 아이가 다쳐 피를 흘리고 있음에도 교사들이 응급조치를 하지 않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18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한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등을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달 13일 어린이집에서 부딪힘 사고로 치아가 함몰된 원아를 돌보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사고를 당한 아이의 부친인 A씨는 온라인에 '어린이집에서 27개월 아이가 다쳤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아들 B군(2)의 사고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B군의 상해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영상에는 B군이 책장을 정리하던 보육교사 C씨를 향해 걸어오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B군은 이 책장 모서리에 이빨을 부딪쳤고 곧바로 주저앉았다. 이를 본 C씨는 B군을 안아 들고 바닥에 옮긴 뒤 책장 정리를 마저 이어갔다. 그러는 동안 B군은 울며 바닥에 피를 흘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A씨가 올린 사진에는 B군의 윗입술에 파랗게 멍이 들고 아랫입술에 붉은 상처가 난 모습이 선명하다. 또 다른 사진에는 꿰맨 자국이 선명한 아이 입술의 모습이 담겼다.

당시 현장에는 C씨 말고도 보육교사가 2명 더 있었다. A씨는 "어린이집에선 당일 오후 12시37분 아내에게 연락했고 그때 아이가 매트에서 뛰다 넘어져 아랫입술이 살짝 찢어졌다고만 알려줬다"며 "이후 아이가 잠들어 있다고 말해 외려 아내가 놀랐을 교사를 위로해줬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하원을 한 뒤 아이 상태를 보고 단순히 뛰다 넘어져 다친 상황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며 "아이의 앞니가 뒤로 심하게 들어가고 아랫입술은 엄지손가락 이상으로 벌어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가정통신문에도 아이 상태는 '양호'로 나와 있었다"며 "CCTV를 열람해 보니 저희 아이는 사고가 난 오전 11시3분부터 오후 3시30분, 그리고 병원에서 급히 응급처치를 받은 오후 4시30분까지 약 5시간 다친 상태로 계속 울고 있었다"고 했다.

A씨는 "아이는 사고로 영구치가 손상됐고 빠른 응급조치를 하지 못해 치아가 많이 안쪽으로 밀려들어 간 상황"이라며 "1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이가 트라우마 때문인지 밥을 잘 안 먹고 거부하기 일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린이집 대소사를 관장하는 구청 여성복지과에서 자기네들이 할 수 있는 건 '과태료 100만원이 전부'라고 했다"며 "왜 이런 사고에 대해 구청은 어이없는 처분만 하고 흐지부지 넘어가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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