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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태국에 시장 뺏길라’…인도네시아, 25일 만에 팜유 수출 재개

수입국들 다른 생산국으로 눈 돌리자

국내 물량 확보 장치 두고 금수조치 해제

내수용 가격 안정…팜 농가 반발도 의식

20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슈퍼마켓에 식용유가 진열돼 있다.EPA연합뉴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23일 팜유 수출을 재개했다. 국내 ‘식용유 대란’을 이유로 수출 빗장을 걸어 잠근 지 25일 만이다. 내수 식용유 가격이 점차 안정을 되찾는 가운데 팜 농가의 피해와 국제 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한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날부터 팜유 원유(CPO)와 파생상품 등에 내려졌던 수출금지령을 해제했다. 다만 앞으로는 최소 1000만 톤의 내수용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팜유 업체들에 내수시장공급의무(DMO)를 부과해 할당량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제재가 이뤄진다.

인도네시아가 지난달 강행한 팜유 금수 조치를 전격 해제한 데는 폭등했던 국내 식용유 가격이 어느 정도 진정됐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수출금지령 직전 인도네시아의 팜유 내수 가격은 ℓ당 2만 6000루피아(약 2243원)까지 치솟았지만 지금은 재래시장에서 신분증을 제시하면 1만 4000루피아에 최대 2ℓ까지 구매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수출 재개 조건으로 제시했던 지난해 초 수준이다.



여기에다 소득에 치명타를 입은 팜 농가의 반발과 무역수지 악화, 무역 상대국의 수입선 다변화에 따른 국제 시장 경쟁력 상실 우려도 이번 결정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식용유 대란으로 물가가 치솟고 정부 지지율이 하락하자 지난달 28일 팜유 수출 중단이라는 강수를 뒀지만 금수 기간이 길어지면서 무역수지가 악화하고 다른 식용유 생산국들에 시장을 빼앗긴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산 팜유에 의존하던 최대 수입국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가 최근 세계 2위 팜유 생산국인 말레이시아와의 거래를 대폭 늘린 가운데 말레이시아 정부는 수출 경로를 확대하기 위해 팜유 수출세를 현행 8%에서 4∼6%로 한시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기에 팜 열매 가격이 최대 70% 폭락하며 농민들의 민심도 흔들렸다. 팜유농민협회는 “수출금지령으로 최소 11조 7000억 루피아(약 1조 225억원)를 잃었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싱가포르화교은행(OCBC)의 웰리언 위란토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금지가 소비자에게 큰 혜택을 주기보다 팜유 생산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인식이 퍼지며 결국 (결정이) 뒤집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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