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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규제개혁, 이번 정부선 꼭 성공하길

김형배 한국공정거래조정원장





경기 침체와 고물가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규제 개혁은 경제가 어려울 때 돈을 안 들이면서 경기 침체를 막고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새 정부도 국정 목표의 하나로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내세우며 110대 국정 과제에 ‘규제 시스템 혁신을 통한 경제 활력 제고’를 포함시켰다.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전략회의 신설과 민·관·연 합동 규제혁신추진단 구성 등 규제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역대 모든 정부가 기업들의 시장 진입과 활동을 가로막는 족쇄를 푸는 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상징적 정치 구호를 내세우면서 거창하게 규제 개혁을 외쳤다. 이명박 정부의 ‘전봇대 뽑기’, 박근혜 정부의 ‘손톱 밑 가시’, 문재인 정부의 ‘붉은 깃발법’ 등이 그간의 대표적 상징어들이다.



하지만 제대로 성과를 거두었는가. 규제 개혁에 대한 기업들의 만족도는 바닥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규제 개혁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38개국 중 33위로 꼴찌 수준이다. 집권 초기에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이해관계자의 반발과 이를 의식한 정치권·공무원들의 의지 약화로 정권 말에는 규제가 되레 늘어나고 규제의 질도 나빠지는 현상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출범 초기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 규제 개혁에 성공한 정부로 기억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권 초반의 강력한 추동력을 5년 내내 끌고 가야 한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경제를 달성하려면 기업들의 신발 속 돌멩이와 발목에 채워진 모래주머니부터 없애야 한다.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기업 혁신의 씨앗이 열매를 맺을 때 가능하다. 규제가 기업 혁신의 걸림돌이 되는 국가의 미래는 암울하다. 신사업 진출에 목마른 기업가의 혁신 결과물이 규제 때문에 사장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 수명이 다해 불필요하게 된 규제는 과감히 폐지하고 과도한 규제는 날렵하게 정리하면서 낡고 녹슨 규제는 합리화해야 한다. 규제를 새롭게 만들거나 있는 규제를 강화할 경우에는 제대로 된 경쟁영향평가를 통해 나쁜 규제를 차단해야 한다. 규제 하나를 만들기 위해 기존 규제 두 개를 폐지해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1 in, 2 out’과 같은 규제 총량 관리 방안을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규제를 만드는 것도, 개혁하는 것도 공무원이다. 기관장의 규제 개혁 열정이 극대화되도록 기관 및 기관장 평가 시 최대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 공무원들이 규제 개혁의 대상이 아닌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강력한 동기 부여도 필요하다. 규제 개혁 성과를 낸 공무원들에게 발탁 승진, 포상, 해외 교육 훈련 기회 부여, 성과급 반영 등 파격적인 혜택을 줘야 한다. 규제 개혁 장애 요인도 효과적으로 극복해야 한다. 원칙을 견지하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규제 개혁의 저항 세력을 설득하는 한편 규제 개혁 수혜자들과 협조해 개혁의 공감대를 확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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