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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르노 줄줄이 ‘불참’…부산모터쇼에 무슨 일이[김지희의 카스토리]

7월 개최 부산국제모터쇼에 완성차 참가 6곳 그쳐

완성차 업체들 모터쇼 대신 IT전시회로 눈 돌려

“車산업 변화에 맞춰 모터쇼 정체성 고민할 때”

2021 서울모빌리티쇼 아우디 부스. 사진 제공=아우디




4년 만에 열리는 부산국제모터쇼에 비상이 걸렸다. 주요 완성차 브랜드가 줄줄이 불참을 선언하면서다. 현재까지 2022 부산모터쇼에 참가 의사를 밝힌 곳은 현대자동차그룹 내 현대차·기아·제네시스와 BMW그룹 내 BMW·MINI(미니)·롤스로이스 정도다. 무엇보다 부산에 본사를 둔 르노코리아자동차와 국내 수입차 업계 1위 메르세데스-벤츠마저 올해 행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부산모터쇼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모터쇼는 지난해 서울모빌리티쇼로 명칭을 바꾼 서울국제모터쇼와 함께 국내 대표 모터쇼로 꼽힌다. 코로나19로 2020년 행사는 열리지 못했지만 그 이전까지 매번 20여 개의 국내외 완성차 업체가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최근에 열린 2018 부산모터쇼만 하더라도 국산차 8개와 수입차 11개 등 총 19개 브랜드가 부스를 열고 관람객을 맞았다. 그런데 올해는 참가 브랜드 수가 4년 전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6곳으로 쪼그라들었다.

사실 국산차는 물론이고 국내 시장 점유율을 30%대 까지 높인 수입차 업계가 국내 모터쇼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달 초 제주에서 열린 제9회 국제전기차엑스포(IEVE)에도 완성차 업체 중에선 테슬라와 폴스타만이 부스를 열었다. 당시 김대환 엑스포 공동조직위원장은 “국내 대기업이 참가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이 소비자가전전시회(CES)나 제네바모터쇼 등에는 많이 참여하는 반면 국내 엑스포 참가에는 소극적인 분위기”라며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완성차 업계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부스 규모에 따라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수십억 원을 들여 모터쇼에 참가해야 하는 상황에서 행사가 열릴 때마다 무조건 발을 들이기는 힘들다는 반론이다. 특히 산업의 변화에 맞춰 각 브랜드가 미래 전략을 발표할 수 있는 매력적인 판이 되고 있는지 모터쇼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내연기관 시대에는 차량의 디자인과 엔진 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게 중요했다면 이제는 전장 등 기술력이 차량 산업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일부 모터쇼들이 완성차 브랜드의 외면 속에 입지가 급격하게 좁아지고 있는 건 우리나라 만의 문제는 아니다. CES와 같은 IT전시회로 자동차 업계의 무게중심이 옮겨가면서 글로벌 모터쇼들도 고민이 깊다. 발 빠르게 정체성을 고민하고 변화에 나서지 않으면 도태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서다. 글로벌 4대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히던 프랑크푸르트모터쇼가 자동차에서 모빌리티로 전시회의 정체성을 바꾸고 지난해 9월 ‘IAA 모빌리티’로 이름을 바꾸고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도 ‘모터벨라’로 변신을 시도했다. 국내에서도 서울모터쇼가 서울모빌리티쇼로 명칭을 변경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쇼에서는 완성차 전시 외에도 각 브랜드별 미래 전략 및 기술 발표에 중점을 둘 수 있다”며 “전동화 전환 등 대대적인 변화를 앞둔 업체들이 변화의 모멘텀으로 설정하기에는 모터쇼보다 모빌리티쇼가 매력적인 셈”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시대에 고육지책으로 마련한 온라인 행사가 의외로 오프라인 이상의 마케팅 효과를 보여줬다는 점도 모터쇼의 위상을 위태롭게 하는 요소다. 실제 완성차 업계에서는 “온라인 행사가 홍보 효과가 더 크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행사에서는 브랜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행사 자체가 더 많은 이들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며 “신차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발표하면서 모터쇼는 사실상 구매 의사가 있는 고객들이 와서 실물을 보는 전시장의 의미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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