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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상식 통하는 공정한 시장 기대

김형배 한국공정거래조정원장

김형배 한국공정거래조정원장




세계 경제가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신음하고 있다. 미국의 5월 물가 상승률은 8.6%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 치웠고 우리나라의 5월 물가 상승률도 5.4%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5%에서 3.0%로 확 낮췄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함께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서는 모든 경제 주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겪는 고통은 훨씬 더 크다. 화물 안전운임제 이슈가 우리 경제를 마비 상태로 몰고 갈 뻔했으며 납품단가연동제 법제화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갈등과 반목을 겪고 있다. 기여한 만큼 받겠다는 측과 올라간 만큼 줄 수 없다는 측의 기 싸움이 팽팽하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정부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보듬는 정책을 더 많이 내놓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시장경제 원칙을 훼손해서는 곤란하다. 그래서 솔로몬의 지혜와 집단 지성이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기업 간 경쟁도 힘들지만 기업군끼리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연합해 다른 기업군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협업과 공생이 중요하다. 대기업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핵심 분야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중소기업에 하청을 줘야 생태계 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원재료와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의 협력 없이는 완성품을 생산하는 대기업도 경쟁에서 살아날 수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대기업이 거래상 우월한 힘을 남용해 중소기업의 기술을 뺏거나 치솟은 원재료 비용을 납품 단가에 제대로 반영해주지 않을 경우 중소기업은 버티기 어려워 무너지게 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기업에 되돌아가게 된다.

코로나19로 드러난 바와 같이 공급 사슬의 어느 한 축이 망가지면 시장 생태계 전체가 무너진다. 자동차 산업과 반도체 산업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생태계 훼손에 따른 공급 차질로 시름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과 상생을 통해 더불어 성장해야 시장 생태계도 건강하게 유지된다. 중소기업이 무너지게 되면 시장 생태계 복원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수반되고 회복 불가능할 수도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상생과 공정’의 가치가 더 중요한 이유다.

우리가 바라는 시장은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냉혹한 곳이 아니다. 우리가 꿈꾸고 가꿔야 할 시장은 크든 작든 다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조화롭고 따뜻한 곳이다. 따뜻한 시장은 상식이 통하고 거래가 공정해야 한다. 상식이 통하고 공정한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이어야 한다. ‘상식과 공정의 원칙’을 국민에게 약속한 만큼 중소기업이 신명 나게 뛰어놀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을 꼭 만들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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