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아베 신조(64) 전 총리 피격 사건 당시 경호가 허술했다는 비판이 이어진 가운데 약 두달 전 경시청 소속 경호원이 훈련을 하는 영상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1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지난 5월 18일 도쿄 영빈관 앞에서 열린 경시청 경비부의 훈련 영상이 공유됐다. 당시 경시청은 같은 달 24일 도쿄에서 열린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4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
영상에는 요인의 방문을 환영하는 군중들 속에서 총성이 울리자 총격범 인근에 서 있던 경호원들이 총격범을 순식간에 제압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 사이 요인을 엄호하던 경호원들은 들고 있던 가방을 방패 삼아 일사분란하게 요인을 감쌌다. 곧 경호원들은 사주경계(사방을 두루 경계하는 일)를 하며 요인을 차 안으로 대피시킨다. 이 밖에 별다른 돌발 상황은 없었다.
이 영상을 접한 이들은 “이런 건 전부 의미 없는 훈련이고 돈 낭비”, “체육대회 하나?”, “무엇을 위한 훈련인가. 가장 중요한 인물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고 전세계에 알렸는데”, “무술 배우들인가요?” 등의 비판을 가했다.
일본에서는 이달 8일 아베 전 총리의 피격 당시 경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사건 당일 거리 유세에 나선 아베 전 총리 주위엔 경시청 소속 경호원들을 포함해 수십명의 경호 인력이 배치돼 있었으나 야마가미 데쓰야(41)가 아베 전 총리 뒤쪽으로 접근해 첫번째 총격을 가할 때까지 별다른 제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같은 달 14일 기자회견에서 “보안 조치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경시청의 잘못을 조사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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