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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비스 깜짝 증가”…“시장이 틀렸다고? 내 길 간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미국의 7월 서비스 PMI가 깜짝 증가했다. 증시는 환호했다. AFP연합뉴스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끝내고 주요 경제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2.59% 급등한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56%, 1.29% 올랐는데요.

좋은 실적을 보인 페이팔이 9.25%와 모더나 15.97%가 급등했고 애플(3.82%)과 테슬라(2.27%)가 선전했습니다. 반면 PC산업 수요 감소를 전망한 AMD는 1.21% 내렸죠.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강하다=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경제가 강하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둔화가 덜 할 수 있으며 기준금리를 추가로 높일 이유가 되지만 이마저도 견뎌내면서 연착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는 건데요. 이날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졌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2.81% 선까지 올랐지만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월가에서는 강세론자들의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예상을 웃돈 경제지표와 함께 경기와 인플레이션, 증시 전망을 짚어보겠습니다.

“7월 비제조업 PMI 56.7 예상치 상단 넘어”…“정크본드 스프레드는 평소 수준 침체 없어”


우선 이날 나온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비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6.7로 전달(55.3)보다 높아졌는데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장 예상치(53.5)를 넘었고 전망치 최상단보다도 높았습니다.

서비스 업체들이 지불하는 가격도 80.1에서 72.3로 7.8포인트나 급락했는데요. 이는 연료비가 내려가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죠. 신규 수주와 고용도 모두 증가했는데요.

미국은 서비스가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합니다. 시장이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서비스업 지수에 주목한 이유인데요. 오렌 크라흐킨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는 길이 좁아지고 있지만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올해는 침체를 막을 수 있는 정도로 충분히 강하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장수주도 예상을 웃돌았는데요. 6월 공장수주 실적은 전월보다 2% 증가한 5552억 달러로 나왔습니다. 지난달(1.8%)에 비해 오름폭이 컸고 전문가 예상치(1.2%)도 뛰어넘었는데요. 로이터통신은 “금리상승에도 제조업의 근저 기반은 생각보다 강함을 보여준다”고 해석했습니다.

7월 서비스 PMI 현황. ISM


호재는 또 있었는데요. 뒤에서 자세히 설명드리겠지만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의 찔끔 증산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되레 하락했는데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가 지난 주 원유재고가 446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기 때문인데요. 원래는 70만 배럴 감소가 예상됐었죠. 이날 9월물 WTI는 전날보다 3.76달러(4%) 급락한 배럴당 90.66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2월10일 이후 최저 수준인데요.

유가정보업체 OPIS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평균 무연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4.16달러로 50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평균가가 4달러로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최근 4주 평균 휘발유 수요도 2월 이후 최저치인데 이는 수요가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지요. 인플레이션 부담도 낮아집니다. 물론 에너지와 농산물을 포함한 헤드라인 인플레 수치만요. 미 경제 방송 CNBC에 해설자로 나오는 마이크 산토리는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S&P500을 크게 밀어 올렸다”고 전했습니다.

상황을 볼 수 있는 또하나의 자료는 정크본드입니다. 리만 리비안 프리드슨 어드바이저가 1996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의 기간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중 침체는 28개월이었는데요. 침체 때 정크본드 스프레드의 중앙값은 8.35%p였는데 지금은 4.60%p 정도라고 합니다. 마이클 앤더슨 씨티그룹 전략가는 “정크본드 시장이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반영하고는 있지만 경기침체 정도에는 못 미친다”고 했습니다.

불러드 “시장 틀렸다. 인플레 하락 시간 걸려. 금리 연내 1.5%p 더 올려야” vs “증시 6월 바닥 이후 또다른 강세장 시작. 지금 주식 살 때”


경기둔화와 침체는 약한 고리, 즉 정크본드와 저신용자, 중소기업 등에서 먼저 나타나곤 합니다. 회사채 스프레드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한데요.

그럼 지금까지의 지표들로 침체 우려를 완전히 떨칠 수 있는 걸까요. 미 재무장관을 지낸 잭 루는 최근 블룸버그TV에 “깊은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반대되는 얘기도 있습니다. CNBC가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미 전역의 소기업 2557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57%는 경기침체가 이미 시작됐다고 보고, 14%는 올해 내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는데요. 77%는 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봤습니다. 때로는 금융시장보다 실물경제의 신호가 훨씬 더 중요한데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이날 “우리는 아직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았다. 노동시장이 너무 강하고 소비지출도 그렇다”면서도 “하지만 침체 위험은 높고 갈수록 더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연준이 경기를 둔화시키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은 모든 주요 경제권이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그들은 이를 우울하다고 표현했다. 그래서 우리는 침체에 관한 높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실제 연준의 움직임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어제 비둘기파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에 이어 오늘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시장은 연말에 3.5% 수준의 기준금리와 내년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는 질문에 “시장은 지금까지 틀려왔다(they've been wrong on this so far). 인플레이션이 2%까지 내려오려면 시간이 꽤 걸리며 시장의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는데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이날 매파적 발언을 이어갔다. 하지만 시장은 신경쓰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 연은


그는 또 “나는 우리가 인플레이션이 살짝 낮아지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모든 측면에서 하락하고 확실하게 내려오고 있다는 증거를 얻기 위해서는 아마도 오랫동안 금리가 더 높아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연 3.75~4.00%는 돼야 한다고 해 지금보다 1.5%포인트(p)를 추가로 인상해야 함을 시사했죠.

불러드 총재는 강한 노동시장을 근거로 들며 현재 미국은 경기침체가 아니며 하반기에는 다시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으며 연착륙을 할 수 있다고도 했는데, 견고한 경제성장에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더하면 그의 말처럼 지속적인 금리인상이라는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그 결과는 현재 시장에서 바라는 연착륙 또는 침체가 될 수 있을 것이지만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은 연준의 과도한 금리인상에 따른 침체를 걱정해왔죠.



하지만 시장은 이보다 강한 경제지표와 어닝에 더 무게를 뒀습니다. 이날의 상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은데요. 긍정요소가 부정적 요인을 압도했습니다.

긍정 요소(+): 펠로시 의장 대만방문 종료, 생각보다 좋은 어닝, 유가하락, 서비스·공장수주 지표 호조, 침체 확률 하락 기대

부정 요소(-): 매파적 연준, 추가 금리인상, 10년 만기 국채금리 상승, 지정학 리스크 장기화 가능성, 수익 감소 전망

월가에서는 지금이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일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데요.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과거의 베어마켓 랠리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의 저점이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펀드스트랫은 S&P500이 9월까지 4400을 찍을 수 있다고 하고 있고요.

이날도 나스닥을 비롯해 주요 지수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보케 캐피털 파트너스의 설립자 김 포레스트는 “(서비스업 지표 같은) 멋진 깜짝 선물을 받게 되면 당신도 생각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전망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더 많은 정보 중 하나”라고 했죠. 아우레우스의 카리 파이어스톤은 “지금이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일 때"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시장, 이해 쉽지 않은 상황 랠리 추격은 리스크”…“OPEC 증산 아무 영향 없어 美 모욕한 수준”


반면 신중론자들도 많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줄리안 이매뉴얼은 “연준은 명확하게 매파적이며 지금이 경기침체는 아니지만 둔화속도가 상당하다. 아직 바닥이 아니”라며 “옵션시장을 보면 사람들이 정말로 (현 랠리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밈 주식 투자자들은 여전히 있으며 8월 말과 9월 초가 위험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평소 낙관론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월가의 주식 전문가에게도 한번 물어봤습니다. 그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어닝 시즌 들어가기 전에 많이 걱정했는데 그렇게 안 나오고 있고 서비스 지표가 좋게 나오니 시장이 안심을 하는 듯하다”며 “하지만 의견이 갈린다. 떨어진다고 하는 사람은 떨어진다고 하고 아니라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떨어진다고 본다”고 했는데요.

그는 이어 “돈이 갈 데가 없으니 오르는 것 같은데 오늘은 국채금리도 많이 오르고 있다. 7월에도 올랐는데 이렇게까지 오르는 건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지금 시장은 이상하다. 정말 모르겠다. 시장을 잘 보는 사람들은 불안하게 보는데 ‘어’하다가 계속 오를 수도 있어 지켜보고 있다”고 했는데요. 다만, 이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지금 랠리를 따라가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OPEC+의 증산도 악재인데요. OPEC+가 9월 원유 증산량을 하루 10만 배럴로 정했습니다. 이는 7월과 8월 증산량(하루 64만8000배럴)의 약 15%에 불과한데요. 휘발유값 상승과 고유가에 애를 먹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면서까지 산유국을 달랬지만 되레 증산규모를 크게 줄인 것이죠. 라아드 알카디리 유라시아그룹 매니징 디렉터는 “규모가 너무 작아 무의미한 양”이라며 “정치적 제스처로 사실상 모욕적인 수준”이라고 짚었습니다.

정크본드 스프레드 현황. 블룸버그 화면캡처


아예 안 할 수는 없으니 정말 최소한만 했다는 말인데요. 이는 국제유가가 언제든 다시 움직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베타파이의 에너지 리서치 헤드인 스테이시 모리스는 “OPEC+의 발표는 없는 것과 (효과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는데요.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지만 리스크 요인이 늘고 있습니다. 바클레이스의 엠마뉴엘 카우는 “시장의 골디락스 얘기는 잘못된 것”이라며 “연준의 의사소통 방식의 문제와 유럽에서의 스태그플레이션, 어닝시즌의 혼재된 신호와 수익 압박 등은 랠리가 지속하는데 장애물”이라고 짚었는데요.

모기지 수요도 다시 늘어날 조짐입니다. 지난 주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대출신청이 1.2% 증가해 6월24일 이후 처음으로 늘었다고 하는데요. 이날 국채금리가 오르긴 했지만 그동안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금리가 많이 떨어졌던 결과입니다. 부동산 대출의 재증가는 금융시장 긴축에 대한 논의를 다시 불러오죠.

엇갈린 신호와 자료들이 너무 많습니다. 좋은 소식이 나쁜 소식이고 나쁜 소식은 좋았던 데서 이제는 자신감이 생기니 다시 좋은 소식이 좋은 형태로 시장의 논리가 바뀌고 있는데요.

각종 위험을 다 뚫고 나갈 수도 있지만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작동할지는 최소한 알고 있어야겠습니다. CNBC는 “시장의 기술적인 측면들은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투자자들은 아직은 조심히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했는데요. 시장을 완벽히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대비하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모든 리스크가 해결된 게 아닙니다. 특히 인플레이션은요.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방송 시간을 놓치신 분들은 생방송 뒤 기사에 첨부되는 동영상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분 월스트리트’ 영상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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