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역대 최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비사업 수혜가 기대되는 서울 빌라(다세대·연립주택) 매매는 21개월째 아파트 매매 건수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계약일 기준)는 7월 643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소를 기록한 데 이어 8월에도 이날 신고 기준으로 540건에 그쳤다. 아직 신고 기한(계약 30일 이내)이 열흘가량 남아 있지만 남은 기간에 100건 이상 추가 신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들어서도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는 73건에 불과하다.
반면 서울 빌라 매매 건수는 지난해 1월부터 아파트 매매 건수를 추월했다. 8월과 9월에도 빌라 매매는 이날까지 신고된 건수를 기준으로 각각 1882건·243건이 등록돼 아파트 매매 건수의 3배를 웃돌고 있다.
통상 빌라는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 탓에 그간 주택 수요자들이 대체로 빌라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압력, 올해부터 본격화된 경기 침체 우려 등이 겹치면서 아파트 매매가 극도로 부진한 상황이다. 빌라 매매도 금리 인상과 경기 부진 여파로 올 4월(3897건) 이후 감소하는 추세지만 21개월째 아파트 매매량을 웃돌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값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규제가 집중된 아파트보다 정비사업 수혜를 볼 수 있고 저렴한 빌라 거래에 매수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한다.
빌라가 전체 매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택 유형별 매매 통계(신고일 기준)에 따르면 7월 서울의 전체 주택 매매 4858건 가운데 빌라가 3206건으로 전체의 66.0%를 차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7월 21.2%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서울 지역의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신속통합기획이나 모아타운 등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지역의 빌라는 거래가 상대적으로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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