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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기의 인사이트]인재 확보 경쟁과 한국의 대응

김태기 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전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中, 韓 첨단 분야 인재 '싹쓸이'

美도 한국인 전용 취업비자 신설

해외유출인력, 유입의 10배 달해

이민정책 개편해 인재 확보 맞서야

김태기 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




과학기술로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중국의 욕심은 다른 나라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해외에 있는 자국 인재의 복귀를 넘어 파격적 지원으로 외국 인재를 중국으로 데려오거나 그렇지 않으면 이들의 두뇌라도 활용하려 했다. 중국의 인재 확보 정책은 백인(百人) 계획, 천인(天人) 계획, 만인(萬人) 계획으로 커졌고 미국에는 수십 개의 헤드헌팅 사무소까지 만들었다. 중국의 인재 확보 노력은 전방위적이었다. 상하이 등 지방정부는 자체적으로 해외 인재 확보에 나섰고 기업도 한국·일본·대만 등에서 기술 인력을 은밀하게 대거 유입했다. 그 결과 2019년 중국은 세계 특허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한국은 기술 인력 유출로 일부 첨단 분야가 중국에 역전당했다.

미국은 글로벌 공급망만 중국에 밀린 것이 아니다. 인재 확보 경쟁에 밀려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에서 중국의 발전 속도는 더 빨랐다. 고급 기술 인력의 최대 수요자인 미국 다국적 기업은 지난 20년간 연구개발(R&D) 투자 증가율이 해외가 6%, 미국 국내가 4%로 역전됐다. 위기를 느낀 미국은 중국 유학생과 연구원의 비자 발급을 통제했고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으로 한국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와 배터리·바이오 등의 생산을 미국으로 끌어들이고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 비자(E4)도 신설했다. 지금까지 기존의 비자(H1B) 한도인 8만 개에서 일부 배정했는데 앞으로 1만 5000개의 비자를 별개로 한국 인재에게 발급한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의 공세적인 인재 확보 정책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머뭇거리면 두뇌 유출은 더 악화하고 국내 첨단 산업의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한국은 미국 내 외국 유학생 중 6%로 중국(30%)과 인도(16%)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하지만 유학생의 국내 복귀는 적고 국내에서 양성된 고급 기술 인력의 해외 진출은 많다. 미국과학재단(NSF) 자료에 의하면 2010~2020년 박사 학위를 받은 한국인 이공계 전공자 1만여 명 중 70% 정도는 미국에 계속 남겠다고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자료를 보면 2010년 이후 국내로 유입되는 이공계 인력은 매년 4000명인데 해외로 유출되는 인력은 4만 명 정도로 열 배나 많다.

세계 각국은 이민 정책의 판을 새로 짠다. 국가 전략 차원에서 고급 인재는 물론 노동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미중 충돌에다 디지털화와 고령화로 필요성은 더 커졌다. 한국과 사정이 비슷했던 일본과 독일은 이민 문호를 대폭 확대하고 규모를 탄력적으로 늘리도록 바꿨다. 전문직과 기술자에 한해 영주권을 주던 일본은 소극적 이민 정책에서 벗어나 농업과 요양업 등 14개 업종에 대해 5년 단위로 특정 기능 비자를 무제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독일도 난민 수용 등 인도적 이민 정책을 버리고 전략적 이민 정책으로 바꿨다. 외국인이 6개월 동안 독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취업 비자를 허용했고 비자 처리 기간도 단축했다.

이민 정책을 국가 혁신의 한 축으로 삼고 전방위적으로 개편하자.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물가 안정도 인재 확보에 좌우된다. 출입국 관리 차원의 외국인 전문 기술 인력 도입 정책은 미국과 중국처럼 국가 혁신 전략 차원으로 격상해야 한다. 제조업을 염두에 두고 단순 노동력 도입에 주안점을 둔 고용허가제도 산업·기술·인구 변화에 맞도록 국민의 삶의 질 제고 차원으로 눈높이를 높여야 한다. 외국인 이주자는 안정적으로 국내에 정착하고 해외 유학생은 국내로 돌아오고 국내 두뇌의 해외 유출은 줄어들고 750만 명이나 되는 재외동포가 활용되도록 부처별로 각각 따로 노는 이민 정책들을 묶고 거버넌스도 체계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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