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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노라드





1980년 6월 3일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다급하게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옛 소련이 220개의 미사일을 미국을 향해 발사했다는 안보 당국의 보고였다. 몇 분 뒤에는 미사일 숫자가 2200개라는 정정 보고도 들어왔다. 백악관은 핵 보복을 논의할 만큼 긴박하게 돌아갔다. 결국 컴퓨터 오작동에 따른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일촉즉발의 순간이었다. 훗날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노라드) 컴퓨터에 내장된 46센트짜리 칩 결함에 따른 문제로 판명됐다.

노라드는 1958년 5월 미국과 캐나다 정부가 소련의 폭격기와 미사일 공격을 조기 탐지하기 위해 창설한 통합 방위 조직이다. 핵무기 탑재 항공기나 미사일, 전략 폭격기는 물론 대기권 밖 우주의 모든 비행 물체를 감시한다. 냉전 시대가 끝난 뒤에는 마약 밀수 감시 임무까지 부여됐다. 사령관은 미국 지휘관이 맡고 부사령관은 캐나다 지휘관 중에서 임명된다. 사령부는 원래 미국 콜로라도주 스프링스 사이엔산의 화강암반 지하 600m 벙커에 자리 잡았다가 2006년 지상의 피터슨 공군기지로 옮겼다.



노라드는 우주를 떠다니는 야구공만한 물체도 찾아내는 뛰어난 탐지 능력을 자랑한다. 걸프전 때는 이라크가 발사한 75개의 스커드 미사일을 모두 탐지해 다국적군 사령부에 알리는 전과를 올렸다. 2009년 외나로도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후 정상 궤도를 이탈해 실종된 과학기술 위성 2호를 추적한 시스템도 노라드의 감시망이었다. 노라드는 2012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해 장거리 로켓에 실려 있던 인공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과 캐나다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노라드의 미사일 현대화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캐나다는 이를 위해 향후 20년간 400억 캐나다달러(약 40조 4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북한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자 방어 체계 구축에 나선 것이다. 우리도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맞서 한미 동맹의 확장 억제를 구체화하면서 독자적인 감시·요격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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