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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현장에서]유로존·솅겐 동시 가입…비상하는 크로아티아

■홍성욱 주크로아티아 한국대사

한반도 4분의1 크기에 인구 400만명

작년 수교 30년 한국문화 호감도 높아

유로 가입 등 계기 한국기업 투자 기회

리예카항 현대화 등 사업참여 고려를

홍성욱 주크로아티아 한국대사 외교부




올해 1월 1일 새해를 알리는 자그레브 시내 밤하늘의 폭죽은 어느 때보다 크고 아름다웠다. 이달 1일 크로아티아의 유로존·솅겐 동시 가입을 축하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카타르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한 일을 축하하는 의미도 있었을 것이다. 크로아티아에 축하할 일이 한꺼번에 몰려온 것이다.

크로아티아는 작지만 강한 나라다.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4분의 1이며 인구는 400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아주 오래전에는 로마제국 영토로 일리리아 지방으로도 불렸다.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은퇴 이후 자신의 고향 인근 달마티아의 아름다운 해변 도시 스플리트에 궁전을 짓고 은퇴 생활을 즐겼다고 한다. 근대에 와서는 오랜 기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지배를 받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옛 유고연방에 속했다. 옛 유고연방의 분열 초기인 1991년 6월 독립했으나 1992년부터 1995년까지 보스니아 전쟁을 겪었다.

크로아티아는 2013년 유럽연합(EU) 가입 이후 10년 만에 유로존의 20번째 국가가 됐다. 이에 따라 유로존 여행객들이 쿠나로 환전하던 불편이 없어지게 됐다. 또한 크로아티아는 27번째로 솅겐 지역에 편입돼 슬로베니아·헝가리와의 육로 국경에서 엄격한 검문 없이 통행이 자유로워졌다. 이로써 크로아티아는 1일을 기해 명실공히 완전한 EU 국가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유로존과 솅겐조약 동시 가입으로 크로아티아에 대한 투자 확대와 관광객 증가가 예상된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이런 새로운 환경에 발맞춰 크로아티아를 대(對)EU 투자와 무역의 관문으로 육성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과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 유럽 동남부의 허브항으로 번성했던 리예카항을 확장 및 현대화해 옛 영광을 되살리려 한다. 또한 최근 건설된 크르크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을 확장해 슬로베니아·오스트리아·헝가리·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 주변국에 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지역 에너지 허브 역할도 자임하고 나섰다.



우리나라와 크로아티아는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맞았다.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동양의 먼 나라인 한국 문화를 매우 좋아한다. 특히 태권도의 인기는 대단해 전국적으로 140개 도장에서 1만 5000명이 생활 스포츠로 즐기고 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많은 메달을 따 태권도는 국가의 자부심을 높이는 스포츠 종목이 됐다. K팝과 한국 영화·드라마에 열광하고 한국어 배우기에 열심인 것은 다른 나라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K리그 경험이 있는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축구팀의 미슬라브 오르시치 선수를 열심히 응원했다. 사실 한국 사람들이 크로아티아라는 나라를 알게 된 것은 불과 얼마 전이다. 2013년 한국에서 방송된 TV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를 보고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운 자연에 감탄했고 지금은 누구나 일생에 한 번은 꼭 방문하고 싶은 여행 버킷리스트에 크로아티아를 포함하고 있다. 아드리아해를 끼고 펼쳐진 아름다운 해변과 1200개가 넘는 섬들, 그리고 각 지역의 독특한 음식과 문화는 우리를 매료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에 2020년 코로나19 발생으로 중단된 서울과 자그레브 간 직항이 하루빨리 재개돼 보다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크로아티아의 풍광과 멋을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직은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무역 및 투자 규모가 작지만 유로존·솅겐 가입을 계기로 크로아티아에 관심을 가지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기아는 2019년 크로아티아의 첨단 전기차 제조 기업인 리마크에 8000만 유로를 투자했다. 전기 연구로 유명한 니콜라 테슬라가 크로아티아 출신이라는 것은 크로아티아가 전기차에 관한 한 나름의 전통과 유전자(DNA)를 가졌다는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이후에는 우리나라가 리예카항 현대화 사업에 참여하는 것도 고려해봄 직하다. 올해 유로존과 솅겐에 동시 가입하고 새롭게 비상하는 크로아티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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