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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이란 군수공장 폭발 배후는 이스라엘"…'일촉즉발' 중동

네타냐후 귀환 '나비효과'

극우정부 출범 한달…예고된 대치

러 무인기 지원·시위자 처형 등

잇따른 논란에 서방과 긴장 고조

총기 난사 등 이-팔 상황도 악화

불안한 정세에 국제 유가 '출렁'

28일(현지 시간) 밤 자폭 무인기의 공격으로 이란 이스파한 지역 군수공장에 불길이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극우 스트롱맨’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중동의 오랜 ‘화약고’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이 날로 격화하는 가운데 최근 이란 군수 공장을 겨냥한 자폭 무인기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이 지목되면서 이란과의 군사 충돌이 격렬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 내 군수 공장에 자폭 무인기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공격에 이스라엘이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이란 국방부는 “28일 밤 11시 30분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350㎞ 떨어진 이스파한주(州)의 군사 장비 생산 시설이 무인기의 공격을 받았다”며 “공격을 시도한 드론 3대 중 2대를 방공 시스템이 요격했고 나머지 1대는 시설 지붕에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스파한에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나탄즈 핵시설을 비롯해 여러 핵시설이 있다.



이스라엘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새 극우 연립정부가 출범한 후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2018년 이란 핵합의가 깨진 후 이란의 핵·미사일 위협이 날로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내 극우 세력이 득세하면서 양측의 강대강 대치는 이미 예고돼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12월 29일 취임 직후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좌절시키고 이스라엘의 군사 능력을 키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이란을 정조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과거 재임 시에도 이란에 대한 무인기 공격을 지휘한 바 있다.

게다가 이란이 러시아에 무인기를 공급하고 내부 반정부 시위자를 대거 처형하면서 서방과 이란 간 긴장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이란혁명수비대(IRGC)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복수의 소식통들은 “지난주 EU 외교장관회의에서 프랑스·독일이 이란혁명수비대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는 것을 지지했으며 EU의 법률 담당 부서에서 3주 안에 관련 조처의 합법성에 대한 의견 초안을 작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정부가 다른 나라 군대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란 핵 합의 복원에 대한 희망을 날릴 수 있는 정책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미국도 이란에 대한 군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동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이집트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군사행동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외교적 경로를 더 선호한다”면서도 “모든 것이 탁자 위에 있다”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주 7500명 이상의 병력이 참여한 사상 최대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이란의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전투기에 급유하는 상황을 상정한 훈련이다. 헤지 하레비 이스라엘 참모총장은 “만약 이란이 실수한다면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훈련”이라며 “이스라엘과 미국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동의 오랜 화약고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이달 26일부터 29일까지 양측 군대의 충돌과 팔레스타인 주민이 저지른 2건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지금까지 발생한 사망자만도 최소 17명에 달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유혈 충돌 정도가 근래에 보기 드문 수준으로 과열됐고 이스라엘 극우 정권도 강경 일변도”라며 “보복의 악순환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이날 자국민에 대한 총기 규제 완화 등 강경책을 내놓았다.

유혈 사태가 악화하면서 미국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WSJ에 따르면 지난주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예고 없이 이스라엘을 방문했으며 블링컨 장관은 29일 이집트 카이로를 시작으로 30일과 31일 이스라엘 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임시 수도인 라말라를 각각 방문한다. 다만 미 싱크탱크인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애런 D 밀러 선임연구원은 “30∼31일 블링컨 장관의 현지 방문에서도 생산적인 외교 해법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며 국제유가도 출렁이고 있다. 중국의 수요 증대 기대감까지 겹치며 30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 오른 배럴당 80.49달러를 기록했지만 다음 달 1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 등에 대한 경계감으로 오후 들어 0.5% 내외의 하락세를 보였다. 싱가포르 투자자문사 8반트에지의 스테파노 그라소는 “이란의 긴장 고조가 원유 공급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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