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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진 2월 FOMC”…“시장, 인플레 자신감 지나쳐”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3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애플과 아마존, 알파벳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이 1.96%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30%, 0.77% 떨어졌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도 한때 연 3.57%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월가에서는 2월 FOMC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어떤 신호를 보낼지 고민하고 있는데요. 금리인상폭이야 0.25%포인트(p)로 굳어졌지만 다음 FOMC를 포함해 얼마나 매파적이냐가 관건입니다. 지난 주 개인소비지출(PCE) 자료에서 지난해 말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오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는데요. 주말 새 분위기도 급변했습니다.

종목별로는 기술주가 많이 내렸습니다. 알파벳(-2.45%)과 메타(-3.08%), 인텔에 이어 또한번 시장에 우려를 줄 것으로 예상되는 AMD가 3.91% 떨어졌는데요. 포드가 테슬라에 이어 전기자동차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평균 4500달러 낮추기로 하면서 자동차 전체적으로 주가가 안 좋았습니다. 포드 -2.94%, 제너럴모터스(GM) -4.37%를 비롯해 지난주 급등했던 테슬라와 루시드가 각각 -6.32%, -8.7%를 기록했는데요. 오늘은 2월 FOMC 관련 소식과 함께 소비와 증시 전망 알아보겠습니다.

“통화정책 시차 짧아져 연착륙 가능 vs 여전히 길어 침체 배제 못해”…“기준금리 인상 ‘2’냐 ‘2+1’이냐 데이터에 달렸다”


우선 이번 주 핫 이슈인 FOMC부터 알아보죠.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2월 FOMC에서는 3월 FOMC에서 큰 틀에서 어떻게 할지를 포함해 경기상황과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을 다루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최근 인플레이션 하락과 함께 소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전반적인 경기둔화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월 FOMC에서는 통화정책의 시차가 얼마나 되느냐가 핵심 논의안건이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고(故) 밀턴 프리드먼은 통화량의 변화가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데 6~9개월이 걸리고 인플레이션만 놓고 보면 추가로 18개월이 필요하다고 했었는데요.

연준은 지난해 3월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0.75%p의 자이언트 스텝을 했고, 12월에 0.5%p 올렸으니 이대로라면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긴축 효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지요. 이 때문에 많은 경제학자들이 올해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시차가 얼마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는 거죠. 프리드먼이 활동했을 때와 지금은 경제와 사회 상황이 너무 달라 과거와 달리 통화정책의 시차가 훨씬 짧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 경우 누적 긴축효과가 이미 상당히 발현돼 있고 추가적인 효과는 생각보다 덜 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고 있고(+소비감소) 노동시장은 아직 강하기에 지금부터 긴축속도를 늦추고 잘 관리하면 소프트랜딩(soft landing·연착륙)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는데요. 이 부분을 연준도 눈여겨 보고 있다는 뜻이죠.

연착륙 가능성을 계속 제기하고 있는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의 컨센서스는 금리인상에 따른 정책시차가 올해 경기침체를 일으킬 것이라는 거지만 우리의 모델은 정반대”라며 “2023년에는 통화긴축이 성장에 미치는 시차가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는데요.

1961년에 나온 밀턴 프리드먼의 통화정책의 시차에 대한 글


예를 들어 30년 전만 해도 연준은 금리인상 여부를 일반 대중에게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는 “밀턴 프리드먼 교수가 1970년대 이전의 데이터를 활용해 통화정책의 길고 다양한 시차를 얘기했을 때 정보는 천천히 움직였다. 하지만 인터넷과 연준의 정보공개로 정보는 번개 같은 속도로 퍼지고 있다”며 “통화정책의 지연이 짧아졌다”고 강조했는데요. 이어 “계속되는 경기침체의 원인이 된 통화정책의 지연이 짧아졌다는 것은 이번에는 전면적인 경기침체를 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라며 “연준이 (부동산 등에서) 이미 순차 침체(rolling recession)를 일으키는 데 성공한 만큼 출구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죠.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아네타 마르코프스카 제프리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금리변경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금융시장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줄지 않았다”며 “팬데믹 이후 이 부분은 과거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이 시차 문제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최종금리(terminal rate·터미널 레이트)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게 WSJ의 분석입니다. 시차가 더 짧아졌으면 바로바로 효과가 나는 만큼 이제 관리모드에 들어가도 되지만 시차가 길다면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니까 금리는 더 올라갈 수 있고 침체 가능성도 더 커지겠죠.

통화정책 시차 문제는 경제학적으로나 정책적으로 중요한데 그럼에도 연준 안팎에서 이런 얘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연준이 소비와 경기둔화에 고민이 많으며 한쪽에서는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데요. 뭔가 자꾸 각종 이론과 어려운 얘기를 꺼낸다는 게 그렇죠.

최종금리는 4.75~5.00% 아니면 5.00~5.25%입니다. 연준 부의장을 지낸 로저 퍼거슨은 “연준은 경기가 둔화하고 있고 인플레는 낮아지는 것을 보기 시작했으며 더 편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두 번, 아마도 세번의 회의에서 0.25%p씩 올릴 것이며 (최소) 두 번은 0.25%p씩 할 텐데 데이터에 따라 5%를 약간 넘는 최종금리로 가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웰스 파고도 최종금리를 5.00~5.25%로 제시했습니다.

“파월, 매파 모습 안 보이면 금융시장 추가 완화”…“독일 지난해 4분기 예상 외 마이너스 성장·스페인 인플레 재상승”


연준이 2월과 3월에 기준금리를 0.25%p씩 올리면 최고 5%, 5월에 한 번 더 올리면 5.25%가 되는데요. 현재로서는 별 게 없으면 5.25%, 3월까지 데이터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으면 5%로 보는 게 합리적이겠습니다.

그래서 아직 할 일이 더 남은 2월 FOMC에서는 파월 의장이 매파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요. 3월이야 경제전망과 점도표가 나오기에 상황이 다르지만 2월은 아직 더 데이터를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죠.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 연준의 일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것은 다음 조치는 금리인하라는 그린라이트(청신호)만 주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금융상황이 (추가로) 완화하고 더 많은 인플레이션에 불을 붙일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에단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경제 리서치 헤드는 “파월은 매파적인 메시지를 제공할 수 있다. 나는 그가 FOMC 이후 증시가 상승하는 것을 보기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고, 가르기 차우두리 블랙록 헤드는 “연준은 기자회견에서 매파적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파월이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한 고용시장이 그럴 기회를 준다”고 내다봤습니다.

실제 금융시장 완화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데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도 이날 블룸버그TV에 “시장이 스스로 앞서가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며 “인플레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고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문제는 인플레와의 싸움이 끝났다는 확실성의 정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위협이 뒤에 있는 전제 아래 금융시장이 계속 완화한다면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다시 오를 수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그만큼 2월 연준은 복잡할 수밖에 없는데요. 소비와 경기둔화에 신경쓰면서 통화정책 시차가 짧아졌을지, 노동둔화 없이 물가를 낮출 수 있는지, 임시직 일자리 감소가 고용시장 둔화의 전조로 봐야하는지 같은 여러 문제를 다뤄야만 합니다. 금융시장 완화도 고민거리죠.



1월 스페인의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가 다시 상승했다.


어쨌든 미국의 소비가 둔화하고 있으며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데요. 미국 지역 은행과 신용카드업체들은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신용대출 기준을 강화하고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고 있습니다. WSJ은 “미국 소비자들이 겁을 먹기 시작했다”고 봤는데요.

추가로 유럽의 경제기관차인 독일이 예상 외로 지난해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습니다. 당초 이달 중순 제로 성장을 한 것으로 예상되면서 침체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이날 발표에서 전기 대비 -0.2%로 나왔는데요.

지난해 전체로는 1.8% 성장이었지만 올 1분기도 역성장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아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토마스 지젤 VP 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처음에 생각했던 정도는 아니지만 겨울철이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독일 경제가 크게 무너질 가능성은 없지만 여전히 완만한 경기침체가 가능하다”고 점쳤는데요.

스페인은 5개월 동안 하락하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올랐습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8%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12월(5.7%)은 물론이고 시장 전망치 중앙값 4.9%를 크게 웃돌았는데요.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페인의 근원 물가가 1월에 7.5% 상승, 12월(7.0%)보다도 상승폭이 커졌다고 했습니다. 전반적인 인플레 압력이 여전한 건데요.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인의 인플레 재상승에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 전망치가 0.09%p 상승했다고 전했습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스페인의 인플레이션 수치는 꽤 걱정스럽다. 데이터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주에 있을 연준과 ECB, 영란은행의 회의에서 어떤 신호가 나오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해석했는데요. 사실 인플레의 재상승만큼 나쁜 게 없습니다. 스페인의 상황은 ECB에 1차로 영향을 주고 미국에도 인플레이션 동력에 관한 힌트를 줄 수도 있어 의미가 있는데요. 인플레이션 하락이 생각보다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교훈 말입니다.

“HSBC, 골디락스 최소 상반기 지속 가능” vs “투자자, 연준과 싸우지 마라 잊어 70% 주식시장 아직 바닥 안 쳐”


마지막으로 증시를 보죠. FOMC를 앞둔 주여서 연준 관련 내용이 많은데요. 약세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투자자들은 ‘연준과 싸우지 마라’는 기본 규칙을 잊은 것 같다”며 “아마 이번 주가 이 말을 상기시켜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연준에 계속해서 반기를 들면 실망하게 될 것이라며 이 랠리를 사면 안 된다는 언급을 덧붙였는데요.

씨티도 경고를 이어갔습니다. 씨티 글로벌 웰스의 크리스틴 비털리는 “1월 랠리는 늦게 뛰어든 사람들과 (그동안 증시거래의) 패자들에 의해 주도됐다”며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이 월가 전문가 383명을 상대로 한 ‘MLIV 펄스’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70%가 주식시장이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35%(1위)는 올 하반기에나 바닥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다는데요.

증시 상승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려면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마커스 모리스-이튼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랠리가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상당한 실적 침체를 겪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굳건히 버틸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시장은 상대적으로 강하지만 나는 투자자들에 선택적으로 대응하라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설명했는데요.

미국의 ECI 추이. 31일(현지 시간) 나올 미국의 4분기 ECI는 임금인상 압력이 줄어드는지에 대한 중요한 열쇠를 줄 것이다. 웰스 파고


하지만 모두가 나쁘게 보는 건 아닙니다. HSBC는 최소한 올해 상반기는 좋을 수 있다고 보는데요. 침체가 있어도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일 가능성이 크므로 상반기에는 투자해볼만 한다는 얘기입니다. 맥스 케트너 HSBC 수석 멀티자산 전략가는 “올해 상반기가 컨센서스보다 나은 성장을 하고 있으며 이는 침체 우려가 하반기로 미뤄질 것임을 시사한다”며 “물가상승률 하락 기대와 소비심리의 일시적 회복이 상반기를 골디락스로 만들 수 있다”고 했는데요.

역사적으로는 1월이 좋으면 그 해 전체 성적이 좋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샘 스토발 CFRA 수석 시장전략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1월에 시장이 상승하면 나머지 11개월 동안 오를 확률이 85%이고 평균 상승률이 약 11.5%”라고 했는데요.

지난 주 루시드와 테슬라의 폭등 뒤에는 대규모 콜옵션 거래가 있었다고 합니다. 변동폭이 더 커진 이유일텐데요.

미국시간 31일, 내일은 지난해 4분기 고용비용지수(ECI)와 함께 주요 기업의 어닝 발표가 또 시작됩니다. 31일에는 GM과 맥도널드, 엑손 모빌 등이 대상인데요. 2월 FOMC를 앞두고 페드 서베이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일부터는 본게임에 들어가니 안전벨트를 잘 매야할 듯한데요.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건체이스 최고 시장전략가는 “시장은 2분기와 3분기를 거치면서 어닝과 활동이 감소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경기침체의 위험은 사라진 게 아니라 뒤로 미뤄진 것이다. 제한적인 실질 정책금리는 연말에 침체 위험을 높게 한다”고 했습니다. 여전히 더 따져봐야 할 게 적지 않은데요. 4분기 ECI와 주요 실적도 ‘3분 월스트리트' 온라인 기사와 유튜브 방송에서 깊이 있는 해설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서경 마켓 시그널 유튜브 방송] : 국내 최초 경제지 서울경제신문의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방송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잃어버린 구독자를 찾고 있습니다. 매주 화~토 오전7시55분 생방송 이후 버퍼링 없이 보실 수 있도록 동시녹화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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