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사회자로 나섰다가 비판을 받은 방송인 김제동씨를 언급하며 ‘정치적 입장과 견해’만으로 누군가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탁현민 전 비서관은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을 기획했을 때 김제동씨에게 행사의 진행을 부탁하자 많이 망설였다”며 “가뜩이나 5·18에 대한 폄훼와 모욕이 넘쳐나는데, 자신이 사회자로 나서면 이른바 ‘빨갱이들 잔치’라는 말을 듣지는 않을까 걱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로 행사가 시작되고 끝난 이후에 (극단적인) 보수이거나 보수를 참칭하는 이들이거나 그러한 사람들의 비난, 비아냥, 모욕이 상당했다”며 “김제동씨 본인은 괜찮다고 했지만, 그를 기념식에 세운 나로서는 참으로 미안하고 면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탁현민 전 비서관은 “독립유공자 후손이며 여러 활동을 통해 ‘애국’의 일상적 실천을 보여준 배우 송일국씨를 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진행자로 선정했다”고 전하며, 이때도 비슷한 일이 생겼었다고 말했다.
그는 “진행자로서 안정적인 진행능력을 보여준 송일국씨가 경축식이 끝난 후 (극단적인) 진보를 자처하거나 참칭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비난과 비방을 받았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연경 선수와 가수 남진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김제동과 송일국이 떠올랐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누가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정치인을 지지하는지가 왜 그 사람에 대한 평가의 전부나 상당 부분이 되어야 하는 것인가?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했느냐로 어떻게 한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 누구도, 다만 정치적 입장과 견해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거나 평가 받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