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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패트릭 데이'는 어쩌다 녹색옷 입고 술 마시는 날 됐나?

미국으로 건너간 아일랜드 축일

3월17일부터 5일간 축제 이어져

아일랜드 민담,음주문화 반영돼

미국 오하이오주의 성 패트릭 성당 스태인드 글라스에 묘사된 성 패트릭은 아일랜드 문화를 상징하는 초록색 옷차림으로 표현됐다. 그를 에워싼 하늘색에 가까운 파랑이 원래 '성 패트릭 블루'였다. /사진출처=위키피디아




3월17일은 아일랜드에 기독교를 전파한 수호성인 패트릭(386~461)을 기리는 ‘성 패트릭의 날’(St.Patrick's Day)이다. 대략 5일에서 일주일간 아일랜드 전역이 축제처럼 달아오른다. 이 기념일이 아일랜드 이외의 지역으로 퍼지면서 요즘은 ‘술 마시는 날’처럼 여겨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성 패트릭의 날’을 맥주 홍보 행사 등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17일(현지시간) ‘성 패트릭의 날’을 맞아 이 행사의 유래를 소개했다. “미국에서 ‘성 패트릭의 날’은 달력에 황금 동전 냄비가 그려진 날, 초록색 옷을 입고, 초록 염료를 넣은 맥주를 마시는 날”이라고 운을 뗀 이 신문은 “네 잎 클로버를 찾듯 아일랜드계 혈통 연관성을 살펴보는 날 등으로 보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보다 정확한 의미는 “미국에 정착한 아일랜드계가 그들의 민족 문화 유산을 자랑스러워하며 기념하는 날”이라고 할 수 있다. 뉴욕주 올버니의 ‘아일랜드계 미국인 문화유산 박물관’(IAHM) 사무총장 엘리자베스 스택,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일랜드인 축제 ‘아이리쉬 페스트’(Irish Fest) 코디네이터 브라이언 위트 등이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성 페트릭은 386년 지금의 영국에서 태어났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었고 부유했다. 하지만 16세 때 해적에 납치됐고, 아일랜드 서부 해안의 에메랄드 섬에서 6년간 노예생활을 했다. 408년 탈출에 성공한 그는 프랑스로 가서 사제가 됐다. 432년 교황 첼레스티노 1세에 의해 주교로 성임된 패트릭은 기독교 전파를 위해 다시 아일랜드로 갔다.



성 패트릭은 세 잎 클로버(Shamrock)을 이용해 삼위일체를 설명했다. ‘성 패트릭 데이’가 된 3월 17일은 그가 세상을 떠난 날로 알려져 있다.

이 신문은 ‘성 패트릭 데이’가 어쩌다 술마시는 날이 됐는지를 따졌다. 스택은 “‘성 패트릭 데이’는 사순절 기간에 있기 때문에 원래 술을 살 수가 없었다”면서 “아일랜드 사람들이 펍(Pub·술집)에 모여 떠들썩하게 술 마시는 음주 문화로 유명하지만 이로 인해 성 패트릭의 날 본래의 분위기가 왜곡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위트도 “아일랜드계 인구 비율이 높은 도시에 펍 문화가 발전하고 술집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일랜드 인을 모두 술과 연결짓는 고정관념이 항상 진실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 패트릭 데이’에 초록색 옷을 입는 것도 약간의 왜곡이 더해졌다. 원래 성 패트릭의 색은 파랑이기 때문이다. 성 패트릭은 파란색 망토 차림으로 자주 나타났다. 아일랜드 국왕 조지 3세는 하늘색에 가까운 파란색을 ‘성 패트릭 블루’라 명명하기도 했다. ‘성 패트릭 데이’에 미국인들이 초록색 옷을 입는 이유에 대해 스택은 “초록 옷을 입으면 레프러콘(아일랜드 민담에 등장하는 주황색 수염의 요정)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신화적 믿음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고, 위트는 “아일랜드계 미국인들의 민족적 자부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일랜드에서는 ‘성 패트릭 데이’가 가족의 날로 여겨지고 공휴일로 지정돼 있다. 미국에서도 다양한 축하 행사와 퍼레이드가 열리지만 연방 공휴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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