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산이 대규모로 분화한다면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가 불과 3시간 만에 엄청난 화산재에 뒤덮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9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시즈오카?야마나시?가나가와 3개 현이 참여하는 후지산 화산방재 대책 협의회가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후지산 분화 대피계획 보고서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14년 첫 수립된 대피 계획의 전면 개정판이라고 한다.
보고서에 의하면 후지산에서 분화가 일어나면 용암과 화쇄류(화산분출물과 뜨거운 가스의 혼합체) 등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타격이 우려되는 것은 화산재인데 이로 인해 교통 인프라 등 각종 필수 시설이 마비돼 장기적으로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5일간 화산재가 쏟아졌던 1707년 ‘호에이 분화’와 같은 규모의 폭발이 일어난다면 단 3시간 만에 도쿄 도심은 화산재가 쌓여 도시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 또 이때 분출되는 화산재의 양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재해 폐기물의 약 10배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도쿄 23구(區) 일부에서는 하루에 3㎝, 이틀에 10㎝ 이상의 화산재가 쌓일 것으로 보인다. 또 0.5㎜ 수준의 화산재 분출에도 도쿄와 치바현에서 열차를 운행할 수 없다고 한다.
전기와 수도 공급도 중단된다. 비가 오는 도중에 3㎜ 이상의 화산재가 분출될 경우 전력 공급자체가 끊기며 화산재로 수원이 오염돼 수도 역시 사용이 제한된다. 일본 특유의 목조가옥은 30㎝ 이상의 재가 쌓이면 무너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화산재 확산의 영향권에 드는 곳에서는 눈과 코?목?기관지 등에 이상이 생기고 호흡기 질환이나 심장질환 환자들은 증상 악화가 우려된다. 방진 마스크나 고글을 마련해 이를 대비해야 하고 전자제품에 화산재가 들어가지 않도록 플라스틱 랩 등을 구비해 두는 편이 좋다.
화산재로 각막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콘택트렌즈 착용도 좋지 않다. 최소 일주일 분량의 식수와 식량도 비축해야 갑작스러운 수질 오염과 도로 마비 등에 대비할 수 있다.
후지산은 해발 3776m에 달하는데 일본 도쿄에서 서쪽으로 100㎞가량 떨어져 있다. 문헌에 따르면 후지산은 781년부터 총 17번 분화했다. 마지막으로 폭발한 기록은 에도 막부 시대인 1797년 12월16일이다.
2021년 12월에는 후지산 인근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일어나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후지산 분화' 관련 글들이 퍼지기도 했다. 기상당국은 당시 지진과 후지산 분화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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