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도착한 트럼프 “美 지옥됐다” 바이든은 ‘경제행보'

방송사들 생중계…트럼프타워서 조용히 하룻밤

"심리서 '무죄' 외에 한마디도 않을 것"

바이든은 일자리 창출 성과 홍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에 있는 트럼프타워로 들어가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성관계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뉴욕주 지방법원에서 진행되는 기소 절차를 밟기 위해 하루 전인 3일 뉴욕에 도착했다.

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이 대문자로 적힌 전용기를 통해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을 출발해 뉴욕시 퀸스 라과리아 공항에 착륙했다. 푸른색 정장에 특유의 빨간색 넥타이를 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트럼프타워로 이동했다. 미국 주요 방송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동 과정을 생중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동 과정에서는 지지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오후 4시15분께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럼프타워 앞에 도착하자 소수의 지지자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겼다', '바이든을 체포하라'고 적힌 피켓을 흔들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손을 들어 인사한 뒤 56번스트리트쪽 옆문을 통해 트럼프타워로 들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날 이른 오후로 예정된 검찰과 법원 출석 전까지 밖에 나오지 않고 트럼프타워에 머물 예정이라고 NBC방송이 법집행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트럼프타워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가 그를 지지하는 현수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으로 향하기 직전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WITCH HUNT(마녀사냥), 한때 위대했던 우리나라가 지옥으로 가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이날 발송된 모금 이메일에서 "우리나라는 무너졌다. 하지만 나는 미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린 할 수 있고 2024년 나라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 조 태커피나는 이날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유·무죄를 묻는 이번 심리에서 "무죄(Not guilty)!"라고 답변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뒤에는 그(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엇을 하든 그에게 달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맨해튼 법원에서 기소인부절차를 마친 뒤 24시간의 짧은 '고향 방문'을 마치고 다시 마러라고 자택으로 돌아가며, 이날 밤 연설을 통해 입장을 밝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이후 공화당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경제를 부각시키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네소타주 프리들리에 있는 에너지 기업 커민스의 발전 관련 시설을 방문해 인프라법과 반도체지원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이른바 3대 입법에 따른 투자 및 일자리 창출 성과를 홍보했다. 그는 "미국에 투자하는 정책은 작동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같은 해외에서 만든 장비에 의존하는 대신 공급망은 다시 미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인텔, IBM, 마이크론, TSMC 등의 투자를 열거하면서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서 다시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수천억 달러의 기록적인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미네소타주 프리들리에 있는 에너지기업 커민스의 발전 관련 시설을 방문해 일자리 창출 성과를 홍보고하고 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