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사진) 아이디어스(법인명 백패커) 대표는 19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한국산 수공예(핸드메이드) 제품의 성장 잠재력은 K팝에 버금간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온라인 장터 아이디어스는 핸드메이드 제품을 전문으로 판매한다. 현재 3만6000여명의 작가들을 바탕으로 누적 거래액 88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500억원이다. 최근에는 약 50개 국가를 대상으로 글로벌 전용 서비스까지 도입했다. 전세계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한국산 수제품의 우수성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이디어스는 글로벌 마켓 입점 작가들을 위해 국내 물류창고 합배송부터 수출입통관 해외배송까지 전 과정을 대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전에도 미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일본 등 해외 고객들이 한국에서 수제로 만든 팔찌나 반지 등 패션 상품을 비롯해 홈리빙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구매해 왔다”며 “한국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어느정도 입증이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등에 따르면 핸드메이드 시장 규모는 아시아권 기준으로 약 110조 원에 이른다. 반면 전세계적으로 눈에 띄는 플랫폼은 드물다. 일찌감치 이 분야에 진출한 북미 지역의 엣시(Etsy)를 제외하면 한국과 일본의 일부 기업들이 사실상 전부다. 아이디어스는 전세계 두번째 규모를 자랑한다.
K크래프트의 가치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길을 열겠다는 게 김 대표의 포부다. 김 대표는 “이른바 K시리즈가 뷰티, 드라마, 웹툰 등의 분야에서 브랜드 구축에 성공했다”면서 “하지만 수공예 분야는 2000년 역사를 자랑하는데도 지금까지 해외에서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학에서 도자기나 금속공예 등을 전문적으로 가르치고, 퀄리티 있는 작가들을 한국처럼 풍부하게 보유한 국가는 전세계적으로 드물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의 경우 우선 구매력이 있고 영어 사용에 능통한 싱가포르와 홍콩 등 동남아시아 국가부터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지금은 한국 제품을 소개하는 역직구 모델만 운영 중이지만, 다음 단계에서는 전세계 작가들을 발굴해 한국에 소개하는 직구 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커머스 사업에 대한 자신만의 신념도 밝혔다. 수년째 많은 창업가들이 커머스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이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예를 들어 공산품은 싸게 사서 빠르게 배송 받는 게 핵심 가치인 만큼 아마존 등 대형사들이 앞으로 주도할 수밖에 없지만, 핸드메이드 분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려면 스몰 브랜드를 찾을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됐다"며 "특별한 제품,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 등에 수요는 꾸준히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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