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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닥터 차정숙' 엄정화 "차정숙 홀로서기 응원, 저라면 로이킴 선택하죠"

'닥터 차정숙' 엄정화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엄정화에게 '닥터 차정숙'은 따뜻한 공감으로 남을 작품이다. 시청자들에게 많은 위로와 응원을 받았기 때문. 그 안에는 캐릭터를 온전히 이해하고 표현한 엄정화의 노력이 있었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연출 김대진)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다. 차정숙은 의대 졸업 후 20년 넘게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왔다. 동기들이 교수로, 개업의로 잘 나갈 때 그는 살림의 여왕, 제사의 달인이 됐다. 아쉬움은 있었으나 행복하다고 위안할 만큼은 된다. 그러나 차정숙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오고, 오래전 포기한 꿈을 다시 이루기로 결심한다.

엄정화와 차정숙은 양 극단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른 삶을 살아왔다. 엄정화는 화려하게 데뷔해 30년 넘게 톱스타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차정숙은 일찍 결혼해 가정주부가 된다. 정반대의 삶을 살았지만, 엄정화는 그 속에서 공감을 찾으려고 했다.

"의학 드라마를 정말 해보고 싶었어요. '닥터 차정숙'이 의학이 주가 되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환자들과 있는 장면이 마음에 와닿았죠. 차정숙이 돌파해 나가는 지점들도 좋았어요. 큰일을 당하고 자기 인생을 찾기 위한 시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보면서 스스로의 길을 가는 걸 시도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실제로 어떤 분은 주부로 살다가 이 작품을 보고 공인중개사에 도전했다고 메시지를 보냈더라고요. 작은 공감이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힘이 돼요."

'닥터 차정숙' 스틸 / 사진=JTBC


차정숙은 완벽한 아내이자 엄마, 며느리다. 결혼을 하지 않은 엄정화는 경험하지 못한 감정들을 표현해야 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그는 경험 대신, 공감으로 차정숙을 이해했고 그 지점에서 느끼는 것을 고스란히 캐릭터로 표현했다.

"엄마가 돼 본 적은 없지만 배우는 어떤 캐릭터는 자기화가 돼야 해요. 아주 극단적인 것 빼고는 차정숙을 공감할 수 있겠더라고요. 엄마 같은 마음, 엄마를 대하는 딸의 마음 같은 거죠. 그동안 엄마 연기를 해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생활 연기는 처음이었어요. 새로운 감정을 많이 배웠습니다."



차정숙은 대학 시절, 최승희(명세빈)와 사귀던 서인호(김병철)와 하룻밤 실수로 임신을 하게 되고, 그대로 결혼하는 인물이다. 차정숙과 서인호 사이의 호감은 있을 수 있지만, 절대적인 사랑은 부족한 상황. 엄정화는 이런 설정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사랑이 충만한 결혼은 아니죠. 차정숙과 서인호는 10년 정도 각방을 쓸 정도의 사이에요. 아이들 키우고 집안일하는 사람으로 산 거라고도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전 차정숙의 그 시간들을 가볍게 넘기고 싶지 않았어요. 차정숙이 불쌍해 보이지 않길 바랐고, 이해가 됐으면 했습니다. 매 신마다 그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닥터 차정숙' 엄정화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차정숙을 도와주고 사랑하는 로이킴(민우혁)도 빼놓을 수 없다. 차정숙은 서인호와 이혼하고 로이킴과도 맺어지지 않지만, 홀로서기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저라면 당연히 로이킴을 선택하죠. 하지만 홀로서기를 선택한 차정숙도 응원해요. 서인호 같은 남편은 정말 최악이에요. 사랑할 수 없죠. 정말 나쁜 캐릭턴데, 밉지 않게 적절하게 연기한 김병철은 최고의 배우에요. 감정을 서로 공유하고, 고움을 주고받으면서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닥터 차정숙'을 하면서 정말 많은 응원을 받았어요.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더라고요.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게 진심이었는데 통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작품을 응원하는 건지, 저를 응원하는 건지 싶을 정도로 좋은 반응이 이어졌어요. 처음으로 응원받는 캐릭터를 연기했고, 잊지 못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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