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 동안 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레너드 번스타인의 음악을 중심으로 한 축제를 통해 음악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겠습니다.”
롯데문화재단의 클래식 축제 ‘2023 클래식 레볼루션’이 레너드 번스타인을 주제로 11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2023 클래식 레볼루션’ 기자간담회에서 예술감독을 맡은 안드레아스 오텐잠머는 “한국 관객들에게는 따뜻하고 열려있는 느낌을 받는다”며 “단순히 눈을 감고 듣는 것이 아니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번스타인의 음악은 완벽한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번스타인의 곡 뿐만 아니라 번스타인과 관련 있는 다양한 음악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오텐잠머는 “번스타인과 균형점을 맞추는 인물로 브람스를 선정했다”며 “번스타인은 쿠바 민속음악과 재즈, 브람스는 헝가리 민속음악의 요소를 가지고 있자는 것이 공통분모”라고 설명했다. 브람스의 교향곡과 협주곡, 무곡 등이 축제 기간 동안 연주된다. 또 브람스에게 영향을 준 작곡가인 드보르작의 교향곡 7번·9번과 함께 말러·거슈윈 등도 만날 수 있다.
‘클래식 레볼루션’은 2020년 시작됐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제대로 진행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오텐잠머는 “올해가 온전한 첫 축제라 불꽃 축제처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번스타인의 오페레타 ‘캔디드’의 강렬한 서곡으로 시작되는 축제는 그의 유명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심포닉 댄스로 마무리된다. 오텐잠머는 “클래식 뿐 아니라 재즈 음악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텐잠머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수석으로 활동 중이고, 최근에는 지휘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다재다능한 그의 행보는 번스타인과도 유사하다. 그는 “서로 다른 관점들이 모여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며 “여러 요소들을 잇는 것이 지휘자이자 예술감독으로서의 역할이고, 공통분모를 찾아 최고의 퀄리티의 축제를 만들어 내겠다”고 전했다.
이번 내한에서 그는 후속 세대 양성을 위한 마스터클래스도 진행했다. 7일 진행된 마스터클래스에 대해 그는 “세계 무대와 한국 연주자들을 연결하는 지점에서 마스터클래스는 매우 중요하다”며 “연주자들의 실력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영감도 많이 받고 행복한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한 롯데백화점 키즈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16일 콘서트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번과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을 연주한다.
이번 축제에서는 한국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연주자들을 만날 수 있다. 서울시향·성남시향·인천시향·수원시향·KBS교향악단·경기필하모닉 등 국내를 대표하는 교향악단과 레이 첸·에스더 유·김유빈·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윤홍천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무대를 꾸민다.
/한순천 기자 soon10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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