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방한이 최종 무산됐다.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에서의 긴장이 고조되자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전북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각종 문제점이 터져나오면서 차기 개최국 정상으로서 새만금을 찾을 이유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두다 대통령은 잼버리 현장 참관을 위한 방한을 계기로 윤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8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두다 대통령의 방한이 추진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태풍 카눈이 북상하는 등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취소했다”고 밝혔다. 동유럽 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것도 두다 대통령이 방한 일정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 중 하나다. 최근 친러시아 성향의 벨라루스는 폴란드·리투아니아 국경 근처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감행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러시아의 전쟁 수행에 앞장서온 민간 용병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에 대규모 배치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앞서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공격로를 내주는 등 러시아를 적극 지원한 바 있다.
새만금에서 열렸던 잼버리 대회가 사실상 조기 폐영 수순을 맞은 것도 두다 대통령의 방한 취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초 두다 대통령은 11~12일 외국 정상 중 유일하게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을 찾을 계획이었다. 폴란드는 4년 뒤 그단스크에서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를 열기 때문에 두다 대통령은 앞선 개최지인 새만금의 상황을 살펴보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새만금 잼버리 대회가 폭염 대비 부족으로 진통을 겪은 가운데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 우려로 사실상 조기 폐영 단계에 들어가면서 두다 대통령이 방한할 유인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두다 대통령은 이번 방한 시 경남 창원 일대의 현대로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 업체의 사업장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해당 일정도 취소됐다. 폴란드는 지난해 약 17조 원에 달하는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한국의 주요 방산 수출국 중 하나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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