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경남은행에서 3000억 원이 넘는 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모 전 BNK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이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159억 4600여만 원을 추징했다. 공동정범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 한국투자증권 직원 황 씨는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11억 3500여만 원을 추징당했다.
재판부는 “이 씨의 경우 우리 법질서가 당초 예상한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천문학적인 거액을 횡령했다”며 “범죄수익 은닉 등을 통해 시도하고자 했던 ‘출소 후의 이익 향유’ 기회를 박탈할 필요성과 금융시장에 끼친 악영향을 고려해 장기간의 중형이 불가피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씨의 경우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횡령을 반복했고 액수도 3089억 원에 이른다”며 “취득한 이익만 약 280억 원에 달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차명계좌를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공범인 황 씨에 대해서는 “장기간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고 동기와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경남은행이 입은 손해가 모두 회복될 가능성도 낮다는 점에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했다. 또 “이 씨가 범죄를 행하고 있다는 사정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식의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범행을 부인했다”고 비판했다.
이 씨는 2008년부터 경남은행을 위해 관리하던 충북 음성군 골프장 조성 사업 관련 PF 대출금 50억 원을 횡령한 것을 시작으로 2022년 7월까지 총 99회에 걸쳐 약 3089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횡령 범행 과정에서 PF 대출 관련 사업의 시행사 명의로 작성된 출금 전표를 비롯한 여러 사문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씨는 범행을 통해 취득한 범죄수익을 금괴로 바꾸거나 ‘상품권 깡’과 같은 방법으로 현금화해 130억 원 상당의 금괴 및 현금 등을 타인 명의로 임차한 오피스텔 3곳에 나눠 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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