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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조롱하나" KBS, 광복절 0시 '땡' 치자 '기미가요' '기모노' 내보냈다 '일파만파'

광복절 첫 프로그램으로 일본 배경 '나비부인' 방송

시청자들 "광복절 조롱하나" "매국방송 닫으세요"

"로고에 일본어는 또 무슨 일" 등 항의·분노 쏟아져

노종면 민주당 의원 "KBS 실체는 친일 매국 잔당들"

"머리 굴려 의도적으로 자민당에 바친 공물" 강력 비판

‘KBS 중계석’ 방송 화면. 사진=KBS 캡처




공영방송 KBS가 제79주년 광복절인 15일 첫 프로그램으로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송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을 비롯해 시청자들도 KBS의 이 같은 편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BS 1TV는 이날 새벽 0시 ‘KBS 중계석’을 통해 지난 6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제15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중 ‘나비부인’ 공연의 녹화 본을 방송했다.

올해로 서거 100주년을 맞은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의 3대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나비부인’은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작곡한 오페라로, 미국이 일본을 강제 개항하도록 한 1900년대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한다.

일본에 파견된 미군 해군 장교 핑커톤과 게이샤가 된 나비부인 초초상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작품으로, 여자 주인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등장하며 결혼식 장면에는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나온다.

15일 제79주년 광복절에 KBS가 첫 방송으로 일본 기미가요가 포함된 오페라 '나비부인' 공연을 편성하자 KBS 시청자상담실 게시판에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KBS 시청자상담실 게시판 캡처


방송이 시작되자 시청자들로부터 빗발치는 항의가 쏟아졌다.

KBS 시청자 게시판에는 “다른 날도 아니고 광복절에 기미가요가 울려 퍼지게 하느냐”, “광복절에 왜 굳이 나비부인을 편성한 건가”라는 등의 항의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사진=노종면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KBS를 장악한 세력의 실체는 친일매국 잔당들이었다”며 “광복절 0시에 맞춰 공영방송에서 기모노를 보고 기미가요를 듣게 하다니”라며 강력 비판했다. 노 의원은 이어 “KBS 중계석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방영한 오페라 나비부인, 친일매국 잔당이 머리를 굴려 의도적으로 일본 왕과 자민당 정권에 바친 공물이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전용기 의원 페이스북 캡처




전용기 민주당 의원도 SNS에 “공영방송의 역할을 완전히 저버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광복절에 일본을 배경으로 한 이 오페라를 방영한 것은 대단히 개탄스럽다 못 해 치욕스럽다”고 비판했다. 전 의의원은 이어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방송이 오늘 또다시 재방송으로 편성되었다는 점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친일 권력의 앞잡이로 전락한 것을 목도한 심정이고, 참담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논란이 되는 친일 의심인사를 고위직에 임명하는 등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련의 사건들이 반복되는 것을 보아 다분히 의도적이고 계획적이라는 의심도 든다”라며 KBS의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김원이 의원 역도 SNS에 “광복절날 KBS가 미친 걸까?”라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더 늦기 전에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까?”라고 적었다.

앞서서도 KBS는 광복절에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기적의 시작’을 편성해 논란이 일었다.

KBS는 이날 오후 11시 10분 1TV ‘독립영화관’ 광복절 특집으로 ‘기적의 시작’을 방영하기로 최근 확정했다.

‘독립영화관’은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30분 방영되는 프로그램인데, 목요일인 15일은 평소 방영 요일과 다르지만 KBS는 “광복절을 맞아 다양성 측면에서 ‘기적의 시작’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개봉한 ‘기적의 시작’은 이 전 대통령의 어린 시절부터 일대기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독립운동과 건국 등 이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건국과 발전에 기여한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와 시민단체들은 ‘기적의 시작’ 방영이 적절치 않다며 KBS 측에 편성 취소를 촉구했다.

언론노조 KBS 본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기적의 시작’은 전국 동원 관객 2만여 명에 그쳤고, 이 전 대통령 미화와 칭송으로 가득한 편향적 역사관을 담았다”고 주장했다.

또 민족문제연구소,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다수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결의문을 내 “친일을 잊고 독재를 부정하는 자들이 공영방송에 억지 주장을 내보내려는 시도”라며 “‘기적의 시작’ 방영 결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나비부인’ 광복절 편성 논란이 확산되자 이날 KBS는 공식 사과하면서 ‘나비부인 2부' 편성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KBS는 “공연 예술 녹화 중계 프로그램인 ‘KBS 중계석’ 프로그램과 관련해, 시청자분들께 우려와 실망을 끼친 점에 대해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초 6월 29일에 공연이 녹화되었고,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되게 됐다"며 “바뀐 일정을 고려하여 방송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 시의성은 적절한지 정확히 확인,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로 뜻깊은 광복절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KBS는 방송 경위를 진상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며, 방송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2부'는 다른 공연 방송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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