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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베트남 ‘4개의 기둥’





최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은 또럼 공산당 서기장이 겸직하고 있는 국가주석을 다음 달 정기국회에서 선출하기로 했다. 베트남은 1986년 ‘도이모이’ 개혁·개방정책으로 시장경제를 도입했지만 공산당 유일 정당 체제다. 최고 지도부는 권력 서열 1~4위인 서기장(국정 전반), 국가주석(외교·국방), 총리(행정), 국회의장(입법) 등 이른바 ‘4개의 기둥(Four Pillars)’ 중심으로 집단지도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서방국가들은 럼 서기장이 주석직을 내놓지 않을 경우 1인 통치 체제 강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우려해왔다.

럼 서기장은 공안부에서만 40여 년간 근무해온 ‘공안통’으로 2016년 공안부 장관 취임 이래 ‘불타는 용광로’로 불리는 반부패 운동을 주도했다. 지난해 응우옌쑤언푹 주석이 물러나고 올해에는 보반트엉 주석과 브엉딘후에 국회의장, 서열 5위인 쯔엉티마이 당 조직부장 등이 사임하자 럼 서기장이 부패 척결 수사를 무기 삼아 경쟁자들을 낙마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치적 생존자인 팜민찐 총리는 같은 공안부 출신이다. 결국 럼 서기장은 올해 5월 주석으로 선출된 후 7월 응우옌푸쫑 전임 서기장이 별세하자 지난달 초 서기장 자리에 올랐다.



베트남이 ‘4개의 기둥’을 복원하기로 했지만 집단지도체제를 실질적으로 유지할지는 차기 지도부의 임기가 시작되는 2026년쯤에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럼 서기장은 최근 부총리 3명 등을 잇따라 물갈이하고 공안부 장관, 공산당 중앙위원회 사무국장 등 요직에 측근들을 배치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도 2013년 집권 1기 때 집단지도체제의 형태를 갖췄지만 반부패 수사를 명분으로 정적을 대거 숙청한 뒤 집권 2기부터 1인 독재 체제를 굳혔다. 그 대가로 중국은 민간경제 활력 저하와 해외 기업 이탈, 극좌 애국주의 바람 등에 시달리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의 3위 수출국이자 2위 무역 흑자국이다. 우리 기업들이 예기치 못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베트남 지도 체제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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