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초복을 맞아 전통시장에서 삼계탕 재료를 직접 사서 끓일 경우 1인분에 약 9000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보다 35% 가까이 오른 수치다.
전문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는 17일 삼계탕 재료 7개 품목(영계·수삼·찹쌀·마늘·밤·대파·육수용 약재)의 시세를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에서 4인분을 준비하는 데 총 3만 6260원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1인분으로 환산하면 9065원이다.
이는 2019년(2만 6870원)보다 34.9%, 지난해(3만 2260원)보다 12.4% 오른 금액이다.
7개 재료 가운데 영계·찹쌀·마늘·대파 등 4개 품목의 가격이 작년보다 뚜렷하게 뛰었다. 영계 4마리(2kg 기준)는 지난해 1만 6000원에서 1만 8000원으로 12.5%(2000원) 올랐다. 찹쌀 800g(4컵)은 2700원에서 4300원으로 무려 59.3% 상승했다. 마늘 50g(20알)은 500원에서 600원으로, 대파 300g은 1500원에서 1800원으로 각각 20%씩 인상됐다.
반면, 수삼(4뿌리·5000원), 밤(4알·560원), 육수용 약재(6000원) 가격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삼계탕 재료의 주요 가격 상승 요인으로는 기상이변과 계절 수요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계는 폭염으로 인한 집단 폐사에 복날 수요가 더해지며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고 찹쌀은 재배 면적 축소로 인해 생산량이 줄며 값이 뛰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9일까지 폐사한 가축은 52만 6006마리에 달하며, 이 중 96%(50만 6238마리)가 가금류였다.
마늘과 대파 역시 기상 악화에 따른 생육 부진으로 인해 도매가가 상승한 상황이다.
하지만 외식으로 삼계탕 한 그릇을 먹을 경우 비용은 두 배 가까이 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 평균 가격은 1만 7654원으로, 작년 5월(1만 6885원)보다 약 4.5% 올랐다. 유명 맛집으로 꼽히는 토속촌·고려삼계탕·논현삼계탕 등은 삼계탕 기본 메뉴가 2만 원에 이른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기획조사팀장은 “올해 삼계탕 주재료 대부분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올라 가계 부담이 다소 커졌지만 외식 비용과 비교하면 대형마트 할인행사를 활용해 집에서 조리하는 편이 여전히 경제적”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