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돌며 10여 명의 여성들과 연인 관계를 맺은 뒤 주식 투자 등을 미끼로 수십억 원을 가로챈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A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A 씨는 여성 B 씨와 연인관계를 유지하며 주식 투자금 명목으로 1억 2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여성 C 씨와도 동시에 교제하며 동일한 수법으로 5억 5000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이달 7일 B 씨 부모로부터 "딸이 납치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 사흘만인 이달 10일 경북 구미에서 A 씨를 검거했다. 당시 A 씨는 유사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인 상태였다.
조사결과 B 씨와 C 씨를 포함해 모두 19명의 여성들이 A 씨에게 사기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상태였다. 이들이 입은 피해 금액은 수십억 원대로 추정된다. A 씨가 여러 여성들과 이중, 삼중의 연애 관계를 유지했고 이후 잠적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 씨는 가명으로 피해 여성들과 연인관계를 유지했다. 서로 신뢰가 형성되면 “주식에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로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일부 여성들에게는 다른 여성에게서 받은 돈을 돌려막기로 지급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본명조차 모를 정도로 철저히 속은 피해자도 있었다"며 "송치 후에도 사건 경위와 피해 규모 등을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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